'뼈아픈 역전패' 2일 각각 넥센, LG와 원정에서 승부처에서 등판했으나 블론세이브와 패배를 동시에 안은 SK 신재웅(왼쪽)과 롯데 조정훈.(자료사진=SK, 롯데)
끝내 가을야구는 멀어지는 걸까. 프로야구 SK와 롯데가 동병상련의 아픔을 겪고 있다. 중요한 고비에서 뒷문 불안으로 치열한 중위권 경쟁에서 밀려나 자칫 포스트시즌(PS) 진출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두 팀은 2일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원정에서 나란히 경기 막판 역전패를 안았다. SK는 3연패, 롯데는 2연패에 빠졌다.
넥센과 고척 스카이돔 원정에 나선 SK는 출발이 산뜻했다. 1회만 최정의 2점, 제이미 로맥의 1점 홈런이 터지면서 대거 4점을 뽑았다. 홈런 군단의 위력을 제대로 보였다.
하지만 불펜이 문제였다. 선발 문승원은 6이닝 5탈삼진 4피안타 3실점(2자책)의 호투를 펼쳤고, 승리 요건도 채웠다. 그러나 8회 4-3, 1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신재웅이 등판했으나 타율 1할대에 허덕이던 마이클 초이스에 2루타를 맞더니 김하성에게 동점 1타점 2루타를 허용했다. 필승조 박정배가 올랐지만 김민성에게 역전 결승타를 맞고 고개를 숙였다. SK가 4-5로 지면서 신재웅은 블론세이브(BS)에 패전까지 안았다.
'고군분투' 롯데 손승락은 올 시즌 전성기 시절의 구위를 회복하며 '승락극장'이라는 불명예를 서서히 씻어내고 있다.(자료사진=롯데)
롯데의 충격은 더했다. LG와 잠실 원정에서 롯데는 정규이닝까지 2-2로 팽팽하게 맞섰다. 1-2로 뒤진 6회 강민호의 동점 홈런으로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갔다. 10회 2점을 뽑아내며 분위기는 롯데 쪽으로 흘렀다.
하지만 역시 뒷문이 불안했다. 7년 만에 돌아온 필승조 조정훈은 일단 2-2로 맞선 9회 2사 2, 3루에서 등판해 강승호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2점의 리드를 안은 10회 1이닝을 버티지 못했다. 박용택, 안익훈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조정훈은 연속 땅볼로 1점을 내줬다.
그래도 여기서 아웃카운트 1개면 승리를 지킬 수 있었다. 그러나 조정훈은 백창수를 볼넷으로 내보낸 이어 이천웅에게 끝내기 2타점 역전 결승 2루타를 맞고 고개를 떨궜다. 역시 BS와 패전을 안았다. 최근 견실한 모습을 보였던 롯데 불펜이기에 충격이 더 컸다.
▲지키지 못하는 SK, 공격이 아쉬운 롯데
SK의 불펜은 심각하다. 팀 BS가 18개로 10개 구단 중 최다다. 7월 불펜 평균자책점(ERA)은 무려 8.29에 이른다. 후반기로 좁혀도 6.90이나 된다. 7월 SK는 8승15패에 허덕였다.
그러면서 순위도 곤두박질쳤다. 전반기를 48승1무39패, 3위로 마무리하며 켰던 PS 청신호가 적신호로 바뀌었다. SK는 불펜 강화를 위해 트레이드 물밑 작업을 벌였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2일까지 SK는 51승50패1무, 간신히 5할 승률 이상을 유지하며 6위에 처져 있다. 5위 넥센과는 3경기 차다.
후반기 5경기에서 3패, 평균자책점 30.86의 부진에 빠져 있는 SK 박희수.(자료사진=SK)
롯데 불펜도 SK 다음으로 BS가 많다. 15개로 전체 2위다. 마무리 손승락이 20세이브에 2점대 ERA로 전성기에 버금가는 활약을 펼쳐주고는 있다. 그러나 윤길현과 장시환이 5점대, 박진형과 박시영이 6, 7점대 ERA인 데다 최근 마운드와 타선의 엇박자가 나고 있다.
롯데는 7월 선전을 펼쳤다. 12승9패로 가을야구 희망을 키웠다. 팀 ERA 3.39로 전체 1위를 찍은 마운드의 공이 컸다. 그러나 타선의 도움을 얻지 못하면 마운드도 힘에 부칠 수밖에 없다. 롯데는 8월 2연패로 SK에 2경기, 넥센에 5경기 차 7위에 머물러 있다.
타선이 도와줘도 지키지 못하는 SK와 빈약한 득점 지원에 힘겨워 하는 롯데. 과연 두 팀의 불펜이 가을야구를 이끌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