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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의 목격자 'DMZ', 스크린에 수놓는 '희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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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극의 목격자 'DMZ', 스크린에 수놓는 '희망가'

    제9회 DMZ다큐영화제 내달 21일 개막…"지원하되 간섭 않는다"

     

    남북 분단의 아픔을 오롯이 증언하고 있는 비무장지대(DMZ). 이곳은 지난 1953년 한반도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던 6·25전쟁의 휴전회담이 타결된 뒤, 군사분계선에서 남북 각각 2㎞ 지점까지 폭 4㎞, 길이 248㎞ 규모로 들어섰다.

    그렇게 60여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이곳에서 평화와 소통, 생명의 메시지를 전하는 영화제가 열리고 있다. 올해로 9회째를 맞는 DMZ국제다큐영화제를 두고 하는 말이다.

    DMZ국제다큐영화제 측은 다음달 21일부터 28일까지 8일간 경기 고양시와 파주시, 연천군 일대에서 열리는 올해 영화제에 앞서, 23일 오전 서울 을지로에 있는 KEB하나은행 본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본격적인 알리기에 나섰다.

    다큐멘터리 장르는 세상을 들여다보는 창으로 일컬어진다. 폭력과 비극이 시작된 DMZ를 직시함으로써, 지금 우리네 세상을 뒤돌아보고 이해하려는 태도는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필연적인 여정인 셈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DMZ국제다큐영화제 집행위원장인 배우 조재현은 "정치적으로, 이념적으로 편향되지 않는 건강한 영화제를 만들겠다는 원칙을 지켜오고 있다"며 "그간 제작비를 지원한 작품 10편이 올해 영화제에서 상영된다. 지원이 소중한 결과물로 다시 돌아오고 있어서 반가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 촛불광장·독립PD, '한국사회 성찰' 프로그램 눈길

    제9회 DMZ국제다큐영화제 개막작 '올드마린보이' 스틸컷(사진=DMZ국제다큐영화제 제공)

     

    올해 DMZ다큐영화제에서는 42개국에서 만들어진 작품 112편이 상영된다. 프로그램 가운데서는 촛불광장을 주제로 한 특별기획과, 지난달 세상을 떠난 고 박환성·김광일 독립PD와 영상활동가 박종필 감독을 위한 추모상영이 눈길을 끈다.

    먼저 촛불광장과 일상의 정치학을 논하는 '특별기획: 광장이여, 노래하라'는 지난 겨우내 광장에서 터져나온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보고, 직접 민주주의의 가능성, 광장 민주주의를 어떻게 일상으로 가져올 수 있을지에 대해 성찰하는 국내외작 8편을 상영한다.

    지난달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고 박환성·김광일 독립PD와, 4·16연대 미디어위원회가 제작한 '망각과 기억2: 돌아 봄'에 참여한 박종필 감독의 죽음을 추모하고 기억하는 자리도 마련된다.

    DMZ다큐영화제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독립 다큐멘터리 감독들의 어려움에 대해 지금은 구체적으로 잘 모르지만, 이번에 (영화제 프로그램에서) 토론된 결과를 갖고 정책을 만드는 과정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개막작은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로 이름을 알린 진모영 감독의 신작 '올드마린보이'다. 이 영화는 동해안 최북단에 있는 고성군 저도어장에서 조업 중인 탈북 잠수부의 삶을 담아냈다.

    진모영 감독은 "지난 2013년 가을부터 (이 영화 제작을) 시작했는데 영화제에 내놓는 데 만 4년이 걸렸다"며 "잠수부 이야기는 삶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해 시작했다. 결과물을 내놓고 보니 탈북 잠수부가 이 사회와 거친 자연에서 어떻게 자신을 지키고 가족을 보호하는지에 대한, 담담하지만 짠한 인생을 다뤘다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시민 속으로 간 다큐', 올해 DMZ다큐영화제의 슬로건이다. 더 다양한 관객을 만나려는 영화제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발맞춰 다양한 시각의 다큐멘터리를 소개하자는 취지에서 지난해부터 시작한 '다큐 초이스' 섹션에서는 페미니즘, 과학의 이면, 노동 등과 관련한 흥미로운 작품들을 선보인다.

    남경필 도지사는 "2009년 시작해 내년에 10회째를 맞이하는데,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면서 우리 영화제가 계속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다큐멘터리 영화는 함께 걸으면서 그 본질을 파악할 수 있는 여행과 같다고 본다. 국민들에게 삶의 본질을 느끼게 해 주고 다양성을 꽃피울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지원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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