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썰전' 방송화면)
"1라운드가 끝났을 뿐이다."
31일 방송된 JTBC 리뷰 토크쇼 '썰전'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1심 선고 결과에 대해 다뤘다.
먼저 박형준 교수는 "결과를 놓고 보면 뇌물죄의 증거는 흐릿하지만 '정경유착이 죄'라고 판단한 것 같다"며 "결국 정경유착에 대해 단죄를 한 꼴이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법리적으로 완벽하게 판결의 논리를 구축한 게 아니라 빈틈이 있다. 논쟁이 많이 될 수 있는 사안들이 있어서 법리적으로만 보면 삼성은 '이거 이길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봤을 것"이라고 짚었다.
유시민 작가는 "형식상 보면 특검은 한숨 돌렸지만 형량이 불만이고, 변호인단은 망연자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데 그게 아니다"라며 "총 3라운드 중 1라운드에서 (이 부회장 측이) 한 점 진 것일 뿐"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어 "묘한 느낌이 있다"면서 "재판부가 법리에 100% 확신이 없었던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양형에 대해 엄청난 고려를 했고, 양형을 고려하면서 법리가 영향을 받은 판결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뇌물공여, 재산국외도피, 횡령, 국회 위증, 범죄수익은닉을 다 유죄로 인정했지만, 그때마다 액수를 줄여줬다"며 "재산국외도피액이 50억 원이 넘으면 특가법 때문에 최소 형량이 10년이 되는데, 그 형량이 너무 세다고 판단해 낮추려다 보니 사실 관계를 재구성한 게 아니가 싶다. 어디까지나 내 추측"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완벽하게 범죄 구성 요건을 충족하는 것은 넣고, 다소 미비해 보이는 건 제외했다. 5년형까지만 줄 수 있도록 사실 관계를 재구성 한 것 같다"며 "이 부회장 측 변호인단은 유죄가 났지만 지금 표정관리를 하고 있는 거다. 아마 항소심에서 해볼 만 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유 작가의 말에 박 교수는 "굉장히 설득력이 있다"며 맞장구를 쳤다. 그러면서 "그래서 나오는 얘기가 '작량감경'이다. 정상참작해서 형량의 절반을 감경할 수가 있는데 3년 이하 징역은 집행유예가 가능하다"며 "그렇게 될 여지도 이번 재판에서 남겨졌다. 진검승부는 2심에서 하도록 판을 열어 준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에 유 작가는 "재판부에서 피고인에게 항소심에서 집행유예까지 다투어볼 수 있는 기회와 법리가 어디가 헐거운지에 대한 시사점까지 다 담아서 판결했다고 본다"고 말을 보탰다.
한편 박 교수는 박근혜 전 대통령 판결 이전에 재심 결과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또한 그는 "이재용 재판은 박 전 대통령 재판에 엄청난 영향을 줬다"며 "미르·K 스포츠 재단에 (뇌물을) 줬다는 부분은 무죄로 됐기 때문에 박 전 대통령도 제3자 뇌물죄에서 빠질 가능성이 있다"며 "단순 뇌물죄는 공여죄가 인정됐기 때문에 유죄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