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와 MBC의 새로운 주말드라마가 오늘(2일) 한 날 출격한다. 첫 방송을 앞둔 상황은 조금 다르다.
세대별로 갈리는 가치관 차이를 잘 담아내는 한편 김영철, 이유리 등 강력한 연기대상 후보를 배출한 '아버지가 이상해' 후속으로 KBS2 '황금빛 내 인생'이 배치됐다. 반면 '밥상 차리는 남자'의 전작 '당신은 너무합니다'는 엄정화-장희진 투톱을 내세웠으나 개연성 부족한 전개로 혹평 끝에 막을 내렸다.
새로운 두 주말드라마는 시청자들에게 무엇을 보여줄 수 있을까. 첫 방송에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PD들이 밝힌 '황금빛 내 인생'과 '밥상 차리는 남자'의 강점을 정리해 보았다.
◇ KBS2 '황금빛 내 인생' : "따뜻한 감동과 재미 줄 것"
오늘(2일) 오후 7시 55분 첫 방송되는 KBS2 새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 (사진=KBS 제공)
"최적의 조합이다. 따뜻한 감동과 재미를 주는 좋은 주말드라마가 될 것이다. 완성도와 화제성 면에서 최고일 것"
정성효 KBS 드라마센터장은 오늘(2일) 오후 7시 55분 첫 방송되는 '황금빛 내 인생'을 이렇게 표현했다. 성폭행 논란으로 물의를 빚은 배우 박시후의 지상파 복귀작이라는 꼬리표가 먼저 붙은 작품이지만, '내용'은 자신있다는 의지로 읽힌다.
사실 '황금빛 내 인생'에서 주목해야 할 인물은 서지안 역을 맡은 신혜선이다. 흙수저를 벗어나고 싶은 지안에게 신분상승할 기회가 우연히 찾아오며 펼쳐지는 '황금빛 인생 체험기'를 큰 틀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형석 PD는 "그저 안정된 삶을 꿈꾸며 힘들게 살던 한 여자가 본의 아니게 최상류층을 경험했다가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하는 모습이 나온다. 이를 통해 지금 시대를 반추해 보는, 깊이와 재미가 있는 드라마"라고 소개했다.
김 PD는 "'황금빛 내인생'은 딱히 신분상승을 꿈 꾸는 여자도 아닌, 그저 안 정된 삶을 꿈 꾸며 힘들게 살던 한 여자가 본의 아니게 최상류층도 경험하고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하는 모습을 통해 이 시대를 반추해보는 드라마다. 깊이와 재미가 있는 드라마다"고 설명했다.
또한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한 인물의 이야기가 다른 인물의 이야기를 방해하지 않고, 주연이 조연 역할을 침범하지도 않는다"며 "다양한 시청층을 확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든다"고 전했다.
'내 딸 서영이'의 소현경 작가와 '넝쿨째 굴러온 당신'을 연출한 김형석 PD의 만남이라는 점도 '황금빛 내 인생'에 대한 기대를 더한다. 김 PD는 "'넝쿨당'과 '서영이'는 굉장히 다른 드라마"라면서도 "각자 색깔이 잘 드러나며 다양한 시청층을 확보했던 만큼, 이번 드라마에서도 여러 이야기를 잘 살리려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MBC '밥상 차리는 남자' : '막장' 거부, '이해하는 과정' 그린다
오늘(2일) 오후 8시 45분 첫 방송되는 MBC 새 주말드라마 '밥상 차리는 남자' (사진=MBC 제공)
오늘(2일) 오후 8시 45분 첫 방송되는 MBC '밥상 차리는 남자'는 아내의 갑작스런 졸혼 선언으로 가정 붕괴 위기에 처한 중년 남성의 행복한 가족 되찾기 프로젝트를 그린 가족 치유 코믹 드라마다.
'황금빛 내 인생' 못지않게 대단한 제작진이 뭉쳤다. '전설의 마녀', '백년의 유산' 등으로 '주드(주말드라마)계의 절대강자'로 꼽히는 주성우 PD와 '여왕의 꽃', '황금신부'를 히트시킨 박현주 작가가 '애정만만세'(2012) 이후 5년 만에 의기투합했기 때문이다.
'밥상 차리는 남자'는 졸혼, 재혼, 비혼, 입양가족 등 현 사회 분위기를 반영한 각양각색의 가족 형태가 나온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신모(김갑수 분)-홍영혜(김미숙 분) 부부는 졸혼을 맞닥뜨린 위기의 중년부부를, 정화영(이일화 분)-고정도(심형탁 분) 커플은 재결합 가족의 스토리를 담아낸다. 대기업 취준생 이루리(최수영 분)와 성공보다 행복을 우선시하는 욜로(YOLO)족 정태양(온주완 분)은 이 시대 청춘들을 대변한다. 이소원(박진우 분)-하연주(서효림 분) 커플은 조건만 맞춰 결혼한 쇼윈도 부부로 분한다.
주상우 PD는 "박현주 작가가 졸혼 아이템을 하고 싶다고 했다. 자료조사를 하다 보니 졸혼은 경제적인 상황이 받쳐주는 분들에게서 더 많더라. 보통 가정에서도 졸혼이 가능할까 하는 질문에서 작품이 시작됐다"며 "졸혼을 권한다기보다는, 위기의 가정들이 재결합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그리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기업 취준생인) 이루리 역은 사회현상 중 하나다. 청춘이 겪는 아픔을 녹이려 했다. 정화영-고정도 커플은 성이 다른 세 아이를 키우는 과정 속에서 가정이 어떻게 꾸려지고 화합하는지 보여주려고 한다. 이소원-하연주 커플은 사회풍자적인 모습을 담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주 PD는 '밥상 차리는 남자'가 궁극적으로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졸혼이라는 소재를 통해 한 가정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로, 누구나 다 늙어가면서 겪게 되는 일이다. 저도 가장이다 보니 어떤 건 제 모습 같았고, 다른 가정에서도 있을 만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막장'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전작 '당신은 너무합니다'와의 차별점을 묻자 "작가님이 착한 드라마를 하고 싶다고 하셨고 저 역시도 동의했다. 최대한 개연성 있는 전개를 반영하자는 결론을 내렸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