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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은 원하고 있다…한국축구계 뒤흔든 히딩크 감독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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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들은 원하고 있다…한국축구계 뒤흔든 히딩크 감독 발언

    거스 히딩크 감독. (사진=자료사진)

     

    거스 히딩크 감독은 한국 축구 역사에 아픔과 환희를 안겨줬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는 네덜란드의 지휘봉을 잡고 한국을 5-0으로 제압했다. 결국 멕시코전에 이어 네덜란드에도 패배한 차범근 감독은 월드컵 도중 감독직에서 경질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그런 히딩크 감독이 2002년에는 한국 축구 대표팀을 이끌고 월드컵 4강 신화를 일궈냈다. 당시 대한민국의 거리는 붉은 물결로 물들었고 국민들은 지구촌 축제를 만끽했다.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른 히딩크 감독은 서울시 명예시민으로 등록되기도 했다. 그리고 이후에도 각종 행사에 참석하며 한국과 인연을 이어갔다.

    이런 히딩크 감독이 직접 한국 축구를 위해 일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히딩크 감독은 14일(한국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한축구협회와 공식적으로 논의된 것은 없다"면서도 "한국 축구를 위해서, 한국 국민이 원하고 (나를) 필요로 한다면 어떤 형태로든, 어떤 일이든 기여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히딩크 감독의 발언이 알려지자 국민들은 환호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이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일궈냈지만 경기력은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팬들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가 히딩크 감독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물론 타이밍이 썩 좋은 것은 아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물러난 뒤 신태용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소방수로 나섰다. 그리고 목표 달성을 일궈냈다. 대한축구협회는 신 감독이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본선 직행 티켓을 따내면 월드컵 본선까지 신임하겠다고 이미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히딩크 감독의 부임설이 대두되자 축구협회는 난처하다는 입장이다.

    히딩크 감독 역시 신 감독이 본선까지 대표팀을 이끈다는 것을 알고 있는 터이다. 이런 와중에 기자회견까지 자처한 이유는 무엇일까?

    거스 히딩크 감독과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들. (사진=자료사진)

     

    바로 한국 축구의 위상이 너무 떨어져 있다는 데 이유를 찾을 수 있다. 히딩크 감독은 "한국이 월드컵 본선 진출 자격을 얻었지만 앞으로가 더 복잡하다"며 "대표팀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필요하면 내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고 말했다.

    히딩크 감독은 한국의 경기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 한국은 최종예선을 치르면서 여유있는 승리를 거둔 경기가 없었다. 마지막 경기를 치르고서야 본선 직행을 확정했다. 이마저도 다른 경기장에서 벌어지는 경기 결과를 확인한 뒤에야 웃을 수 있었다.

    아시아의 맹주도 이제는 옛말이 된 느낌이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발표한 세계랭킹에서도 지난달보다 두 계단 떨어진 51위를 기록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가맹국에서는 이란이 25위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일본은 4계단 상승한 40위로 2위, 호주가 50위로 3위에 올랐다. 한국은 4위다.

    '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 잘 먹는다'는 속담처럼 이미 한국을 이끌고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둔 경험이 있는 히딩크 감독이 팀을 맡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물론 히딩크 감독이라고 무조건 성공을 거둔다는 보장은 없다. 현재 한국의 감독직에 오른다는 것은 '독이 든 성배'를 드는 것과 같다. 만족할만한 성적을 거둔다면 '역시 히딩크 감독'이라는 찬사를 받겠지만 만약 반대의 상황이 벌어진다면 그간 쌓아온 국민적 영웅 이미지가 추락할 수도 있다.

    현재까지는 히딩크 감독이 신 감독을 밀어내고 한국 사령탑에 오를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미 축구협회는 신 감독 체재로 간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국민들은 여전히 히딩크 감독을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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