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박상기 법무부장관과 문무일 검찰총장이 검찰 일반직 공무원의 최고위직 자리인 대검찰청 사무국장 임명을 두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는 말이 검찰 내에서 나온다.
대검 사무국장은 검찰 행정사무·보안·회계·문서관리·교육 등 일반직 업무를 총괄하고, 일반직 인사에도 관여하는 요직이다. 검찰총장의 특수활동비도 관리한다.
18일 법무부와 대검 관계자 등의 말을 종합해보면, 문 총장은 공석인 대검 사무국장 후보로 3명 안팎을 박 장관에게 천거했다고 한다.
그런데 박 장관이 3순위였던 이영호(53) 대구고검 사무국장을 1순위로 청와대에 올렸다.
이 국장은 박 장관이 교수로 재직한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했고, 동 대학원에서 사법행정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임명된다면 행정고시 출신으로는 첫 대검 사무국장이 된다. 7급‧9급 출신들이 맡아왔던 전례가 깨지는 것이다.
문 총장이 염두에 뒀던 인물은 김영창(56) 부산고검 사무국장 등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창 국장은 문 총장이 대전지검장으로 근무하던 2015년 대전지검 사무국장을 지낸 인연이 있다.
보직의 특성상 청와대의 의중과 함께 검찰총장의 입김도 작용해왔던 관행을 뒤엎는 박 장관의 위임 임용권 행사는 비검찰 장관으로서 검찰 조직 장악력을 키우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청와대의 낙점에 따라, 박 장관과 문 총장의 ‘파워게임’ 승패가 갈릴 거란 게 검찰 안팎의 관전평이다.
이날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권고안을 발표해 법무부와 검찰 사이 갈등의 불씨가 될 거란 전망 속, 이번 인사가 장관-총장 '샅바싸움'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이에 대해 양측 관계자들은 "장관과 총장 사이 이견이 있다고 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 갈등이 불거졌다고까지 하긴 어렵다. 천거된 후보들 모두 내부적으로 좋은 평가받는 걸로 안다"거나 "인사에 관한 사항은 잘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앞서 법무부는 양희천 대검 사무국장을 지난달 면직 처리했다. 법무부는 “법무부장관이 검찰 일반직 인사 쇄신 차원에서 결정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