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라인 최후방에서 장거리 골을 기록한 제주 알렉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수원 징크스도 깨야 하는데…."
올해 K리그 클래식 29라운드까지 2위(16승6무7패 승점 54점)로 잘 나가는 제주 유나이티드지만, 유독 수원 삼성만 만나면 작아졌다. FA컵을 포함한 3경기에서 3패를 당했다. 최근 10경기로 범위를 넓히면 1승1무8패. 조성환 감독의 제주 코치 시절까지 포함하면 2승2무14패다.
조성환 감독도 20일 수원전을 앞두고 "수원은 알면서도 당했다. 올해 뿐 아니라 10경기 1승1무8패, 코치 시절 포함 2승2무14패"라고 전적을 정확히 강조한 뒤 "하나씩 징크스를 깨고 있는데 수원 징크스도 깨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3패와 함께 1득점 5실점을 기록했다. 6월6일 FA컵 0-2 패배를 제외하면 1-2, 0-1로 패한 K리그 클래식 경기는 경기력은 괜찮았다.
조성환 감독도 "FA컵은 우라와 레즈전 이후 심리 상태가 안 좋은 상태에서 바로 치른 경기"라고 설명했다. 제주는 5월31일 우라와 레즈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졌다. 패배를 떠나 경기 후 몸 싸움으로 조용형 등이 AFC로부터 징계를 받았다. FA컵은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수원에 내리 세 번을 졌지만, 제주는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최근 9경기에서 7승2무를 기록하며 순위를 2위까지 끌어올렸다.
수원 서정원 감독도 "여러 상황을 봐도 제주가 너무 좋다"고 인정했다.
결국 상승세의 제주가 수원 징크스마저 깼다. 제주는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30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수원을 3-2로 격파했다. 17승6무7패 승점 57점을 기록한 제주는 상주 상무에 패한 선두 전북 현대(승점 60점)와 격차를 승점 3점까지 좁혔다.
행운이 따랐다. 전반 9분 만에 선제골이 터졌다. 알렉스가 수비라인 최후방에서 전방을 향해 찬 공이 수원 골키퍼 신화용을 넘어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들어갔다. 한 눈에 봐도 80m는 족히 되는 거리였다. 페널티 박스 앞으로 나와 헤딩으로 걷어내려던 신화용의 판단 미스였다.
제주는 5분 뒤 다시 한 번 수원 골문을 열었다. 이번에는 수원 공격을 막자마자 역습을 펼쳤다. 정운이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가 수비수들을 지나쳤고, 달려든 진성욱이 오른발로 밀어넣었다.
수원도 반격에 나섰다. 수원은 전반 44분 염기훈의 코너킥에 이은 산토스의 헤딩 골로 따라잡았다.
하지만 제주의 상승세가 더 셌다.
제주는 후반 5분 다시 수원을 울렸다. 마그노의 패스를 받은 윤빛가람이 개인기로 수비 2명을 순식간에 따돌렸다. 골문을 바라본 윤빛가람은 망설임 없이 중거리포를 때렸고, 공은 신화용의 손을 피해 골문 구석에 꽂혔다.
벼랑 끝에 몰린 수원은 후반 27분 VAR을 통해 윤빛가람의 발을 뒤에서 밟은 곽광선에게 레드카드가 주어졌지만, 끝까지 몰아쳤다. 후반 39분 염기훈의 크로스와 유주안의 패스에 이은 이종성의 중거리 슛으로 1골을 만회했지만, 승부를 바꾸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