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이호준이 24일 마산에서 열린 KBO 리그 경기에서 9회말 대타 역전 끝내기 3점홈런을 터트린 뒤 LG 선수들을 뒤로 하고 홈플레이트를 향해 뛰어가고 있다 (사진 제공=NC 다이노스)
LG 트윈스는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잔여경기 일정이 시작된 이번 주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6경기를 모두 치르는 팀이었다. 우천경기가 가장 많았기 때문이다. 마운드 운영에 어려움이 예상됐지만 믿는 구석은 있었다. 화요일과 일요일, 에이스 데이비드 허프의 주 2회 등판이 예정됐기 때문이다.
허프는 명불허전이었다. 지난 19일 잠실 kt 위즈전에서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고 24일 오후 마산구장에서 끝난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도 7이닝 1실점으로 잘 던졌다. 총 14이닝 2실점. 허프는 양상문 감독의 기대에 100% 부응한 것이다.
하지만 LG는 허프가 등판한 2경기를 승리로 장식하지 못했다. 포스트시즌 탈락을 뜻하는 '트래직 넘버(tragic number)'도 2로 줄어들었다.
만약 LG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다면 지난 19일 잠실 kt전은 두고두고 잊지 못할 패배로 기억될 것이다. LG는 허프의 호투로 7회까지 3-1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8회초 5점을 주고 역전당했다. 8회말 이형종의 역전 홈런이 터졌지만 9회초 9점을 내주고 결국 7-15로 졌다.
LG는 다음날 한화 이글스에게, 그 다음날에는 삼성 라이온즈에게 졌다. 연이어 하위권 팀들이 뿌린 고춧가루의 매운 맛을 봤다. 이후 2연승을 달리며 분위기를 반전시키는듯 했다. 하지만 24일 NC전에서 또 한번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8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NC 선발 해커만큼 허프도 잘 던졌다. 팽팽한 승부의 균형을 LG 유강남의 방망이가 깼다. 유강남은 9회초 만루 찬스에서 2타점 적시타를 때렸다.
LG는 3-1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9회말 무사 1,3루에서 대타 이호준에게 역전 끝내기 3점홈런을 얻어맞았다. LG 투수 정찬헌은 이호준이 타구를 때린 순간 뒤를 돌아보지도 않고 덕아웃을 향해 걸어갔다. 홈런을 직감한 것이다.
LG가 5위 탈환에 실패해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목표를 이루지 못할 것이라는 예감은 점점 더 현실이 되고 있다.
LG는 이날 패배로 67승68패3무를 기록해 7위로 내려앉았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 자격이 주어지는 5위의 SK 와이번스(73승67패1무)와의 승차가 3.5경기로 벌어졌다.
LG는 6경기, SK는 3경기가 남았다. LG가 6경기 중 2패를 당하면 SK의 잔여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5위가 결정된다. LG가 잔여경기 100% 승률을 기록해도 SK가 3경기 중 2승 이상 거두면 순위 역전이 불가능해진다. 그야말로 실낱같은 가능성이다.
허프의 호투를 밑바탕 삼아 충분히 이길 수 있었던 2경기를 잡지 못한 결과는 너무나 뼈아팠다. 가을야구로 가는 길은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