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 릴레이', 28번째 인터뷰 주인공은 챈슬러가 지목한 지소울입니다. <편집자 주="">
지소울(사진=하이어뮤직 제공)
지소울(G.soul·본명 김지현)은 꽤 오랜 시간 'JYP 최장수 연습생'으로 불렸다. 2001년 국내 대형 기획사 중 한 곳인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에 발탁, 긴 연습생 기간을 보낸 끝 2015년이 되어서야 정식 데뷔한 사연 때문이다. 그런 지소울이 지난 6월 소속사를 옮겼다. JYP를 떠나 박재범과 차차말론이 설립한 글로벌 힙합 레이블 '하이어뮤직'에 새 둥지를 튼 것이다.
"새로운 환경에서 일을 해보고 싶었다"는 지소울. 지난달 소속사 이적 후 첫 앨범 단위 결과물인 미니앨범 '써클즈(Circles)'를 발매, 특유의 세련되고 감미로운 목소리로 음악 팬들의 귀를 즐겁게 한 그는 이제 그 어떤 수식어 없이 오롯이 음악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겠다는 각오다.
"이름 뒤에 달라붙는 꼬리표나 수식어가 아닌, 지소울의 음악 자체에 귀 기울여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소개를 부탁한다.
"지소울 입니다. 감사합니다."
-챈슬러가 당신을 지목했다. (관련기사 : 챈슬러 "1위곡만 21곡…이젠 보컬로 인정받고파")
"아는 형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고 같이 음악 작업을 자주하며 친하게 지내고 있다. 챈슬러는 노래도 잘 하고 곡도 잘 쓰는 친구다. 최근에는 새 미니앨범 수록곡 '파운드 유(Found You)'와 '쇼미더머니6'에서 주노플로 씨와 함께한 곡 '아이즈 온 미(Eyes On ME)'를 같이 작업했다."
-"지소울은 정말 타고난 보컬"이라는 챈슬러의 칭찬에 대한 생각은.
"감사하면서도 민망하다. (미소). '노래 잘한다'는 말은 언제 들어도 좋다."
-정말 타고난 보컬인가 아니면 노력파인가.
"진짜 어릴 때부터 노래를 하긴 했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다. 아빠가 밴드 활동을 하셨고, 엄마도 기타를 치셨다. 자연스럽게 나도 음악을 하게 된 것 같다. 노래라는 게 연습이 많이 필요한 일이다. 목 관리도 잘해야 하고 공부도 해야한다. 내가 노력파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언제나 연습은 많이 하고 있다."
-최근 발표한 미니앨범 '써클즈'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이름이 지소울이라서인지 알앤비나 소울 장르만 할 것 같은 이미지가 있다. 물론 알앤비가 베이스인 건 맞지만 딥 하우스라던지 레게 등 다양한 장르를 하는 아티스트라는 걸 보여드리고자했다."
-그러고 보니 활동명을 지소울로 정한 이유는 뭔가.
"정식 데뷔 전 어떤 OST를 발표할 때쯤 (박)진영이 형이 음성 메시지에 남긴 이름이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쓰고 있다. 언젠가 바꾸고 싶어질 때가 오면 활동명을 바꿔볼까도 생각 중이기긴 한데 아직은 괜찮다."
-다시 앨범 이야기로 돌아가자. 녹음 작업을 술을 마시고 했다고 들었다. 이른바 '취중 녹음'.
"녹음을 할 때 항상 취해있었던 것 같다. 자랑은 아니지만 사실이다. 수록곡 중 3곡 정도가 술에 대한 이야기인데 솔직하게 느낌을 전달하고 싶었다.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솔직한 음악을 하자는 것이다."
-앨범명이 '써클즈'인 이유는 뭔가.
"5번 트랙 제목이기도 하다. 한동안 모든 것은 돌고 돈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곡 자체는 사랑 노래이지만 나름 인간관계에 대한 진지한 생각들이 담긴 곡이다. 이 곡은 사실 2년 전쯤 SM엔터테인먼트 송캠프에 참여했을 때 쓴 곡이다. 엑소 노래로 생각하고 썼다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직접 부르게 됐다."
-나머지 곡들에 대한 소개도 부탁한다.
"1번 트랙 '데킬라(Tequila)'는 작업해보고픈 아티스트 중 한 명이었던 후디와 작업했다. 한동안 클럽에 자주 갔는데 그곳에서 느낀 생각들을 곡에 담아봤다. 3번 트랙 '원 모어 인털루드(One More Interlude)'는 인털루드로 실렸지만 원래 완곡이 있는 노래다. 술을 기분 좋을 때뿐만 아니라 힘들 때도 마시지 않나. 절대 추천하고 싶지 않지만 한동안 힘듦을 술로 풀었던 개인적인 경험담을 녹인 곡이다."
-아, 지소울의 주량은 어떻게 되나.
"사실 난 술을 잘 마시지 못한다. 그냥 좋아하는 편이다."
-수록곡을 마저 소개해달라.
타이틀곡이자 4번 트랙 '캔트(Can`t·부제 : 아직도 난)'는 수민, 진보와 작업한 곡이다. 옛날 알앤비 같은 느낌을 주고 싶어서 베이스, 기타 등 악기를 모두 실제로 연주해서 녹음했다. 어쿠스틱한 느낌이 나는 트랙이고 들었을 때 가장 타이틀곡으로 하고 싶었던 곡이다. 마지막 5번 트랙 '파운드 유'는 딥 하우스 장르의 곡이다. 원래 곡을 함께 작업한 딥 샤워라는 친구의 EP 타이틀곡인데 너무 좋아하는 곡이라 내 앨범에도 싣게 됐다."
-이번 앨범으로 얻고 싶은 성과는.
"어떤 아티스트든 자신의 음악을 더 많은 사람들이 들어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을거다. 나 역시 그렇다. 성적이 어땠으면 좋겠다 이런 건 없고 이전보다 조금이라도 더 많이 음악을 들어주셨으면 한다. 아, 이번 앨범 내고 데뷔 후 처음으로 대학 축제 무대에 올랐는데 정말 좋았다. 덕분에 젊음의 에너지도 얻을 수 있었고. 다음에도 대학 축제 무대에 또 오르고 싶다."
-'써클즈'는 JYP를 떠나 하이어뮤직에서 발매한 첫 앨범이기도 하다.
"음악적으로 달라진 점은 크게 없는 것 같다. 달라진 건 아무래도 새로운 사람들과 일했다는 거다. 다들 열심히 하는 친구들이고 분위기도 자유로워서 좋다."
-JYP와의 계약 만료 이후 러브콜이 많았을 것 같은데.
"여러 오퍼들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 그런데 하이어뮤직이 가장 부담이 없는 느낌이었고 좋은 조건이었다. 무엇보다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낸 (박)재범이 형이 정말 좋은 사람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곳을 선택하게 됐다."
-회사를 옮기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계기 궁금하다.
"16년간 한곳에만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환경에서 일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게 부자연스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진영이 형은 언제나 나에게는 감사한 분이다. 나중에 언젠가 (JYP와) 같이 일을 할 수도 있는 거고. 지금은 일단 새로운 환경이 좋다."
-하이어뮤직은 글로벌 힙합 레이블을 표방한다. 과거 못다 이룬 미국 진출의 꿈을 이루기 위한 이적은 아닌가.
"미국 진출은 (JYP 시절) 진영이 형이 얘기했었지 나는 단 한마디도 한 적이 없다. (웃음). 일단 재범이 형에게 하이어뮤직이 글로벌 마켓을 겨냥해서 만든 거라는 얘기를 듣긴 했는데 난 꼭 미국에 진출해야겠다는 그런 생각은 없다. 음악은 미국이든 중국이든 아프리카는 여기저기서 할 수 있는 거잖아. 그런 걸 딱 정해두고 싶지는 않다."
-'JYP 최장수 연습생' 출신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이번 이적 소식이 더 화제가 된 것 같다.
"사실 '몇 년차 연습생' 같은 그런 수식어가 싫다. 데뷔하기 전 '난 연습생이야'라는 생각을 해본 적도 없고, 데뷔에 대한 초조함 같은 것도 없었다.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미국에서) 그렇게 드라마틱한 스토리도 없었다. 데뷔했을 때부터 음악보다는 뒤에 달라붙은 꼬리표나 수식어에 많이 포커스가 된 느낌이다. 이제 그런 걸 다 떠나서 그냥 지소울의 음악 자체에 귀 기울여주셨으면 한다."
-지소울이 추구하는 음악적 방향성은.
"앞서 언급한 바대로 기본 베이스는 알앤비 소울이지만 특정 장르에 국한되고 싶지는 않다. 무엇보다 진심이 담긴 음악을 하고 싶다. 제 얘기가 되었든 다른 사람 얘기가 되었든 가사와 멜로디가 억지스럽지 않은 음악을 만들도록 노력할 거다."
-롤모델이 있나.
"언제나 롤모델은 마이클 잭슨이다. 어릴 때부터 정말 많이 따라 하곤 했었다.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했었는데 자유로운 영혼을 상징하는 화가 장 미셸 바스키아도 좋아한다."
-자신의 곡 중 추전해주고 싶은 곡이 있다면.
"진짜로 한 곡 한 곡 다 추천해주고 싶다. 그래도 굳이 몇 곡을 꼽자면, 첫 EP 수록곡 '변명'과 싱글 타이틀곡이었던 '러브 미 어게인(Love Me Again)'이다. 내 노래이지만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곡들이다."
-본인 곡뿐만 아니라 다른 가수들의 곡도 쓰지 않나.
"얼마 전 엑소 앨범에 '스위트 라이즈(sweet Lies)'와 '소름(Chill)' 두 곡이 들어갔고, 올 초 발매된 수지 솔로 앨범 수록곡인 '다 그런거잖아'라는 곡도 썼다. 그 외에도 몇몇 작업을 했었다. 내가 쓴 곡을 다른 사람이 다른 목소리와 감정으로 부르는 걸 지켜보는 건 흥미로운 일이다."
-피처링 작업도 활발한 편이다.
"요즘 많이 하고 있다. 얼마 전 래퍼 로스와 작업한 곡 '나쁜놈'이 나왔고, 향후 발매될 이하이 앨범에도 알앤비 느낌의 곡에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옛 느낌이 나는 알앤비 듀엣곡이니 기대 많이 해달라."
-지소울의 작업 스타일이 궁금하다.
"녹음이나 믹스 등을 굉장히 꼼꼼하게 신경써서 하는 편이다. 마음에 안 들면 처음부터 다시 작업하기도 하고."
-지소울에게 음악이란 어떤 의미인가.
"정말 좋아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렇게 오래 하고 있겠지. 계속해서 공부해야 하는 것이기도 하다. 다행히 아직까지 재밌다 음악이. 곡을 쓸 때 '작업하러 간다'는 느낌이 들면 잘 풀리지 않더라. 언제나 작업이나 공연도 재밌게 하고 일처럼 대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음악 외에 해보고픈 일이 있나.
"이것저것 되게 많다. '죽을 때까지 가수를 하겠다'는 생각은 단 한번도 해본적이 없다. 음악이 재미 없어지면 다른 걸 해보고 싶다. 그림도 그리고 싶고 패션에도 관심이 많아서 관련된 일도 해보고픈 생각이 있다."
-어느덧 한국 나이로 서른이 됐다.
"어릴 때 생각했던 서른 보다는 어린 것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마음이 살짝 마음이 편해진 것도 없지 않아 있다. 그런데 언제나 내 마음은 열네 살이다. 열 네 살 이후부터 나이를 잊고 살고 있다. (미소)."
-지난해부터 군 입대 관련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군대는 곧 갈 예정이다. 이번 년도에 갈 수도 있고 내년에 갈수도 있다. 그냥 입대 예정인 상태다. 군대에 가면 지금보다 건강해질 것 같다. 규칙적인 생활을 하게 될 테니까."
-다음 앨범은 언제쯤 들을 수 있나.
"준비가 되면 바로바로 낼 거다. 곡을 어떤 형태로 발매하게 될지는 미정이지만 음악 작업은 꾸준히 하고있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
"일단 음악을 들어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앞으로 더 다양한 장르를 시도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라이브 공연도 더 많이 해서 팬들과 가까이서 호흡하고 싶다. 열심히 음악할 테니 지켜봐 달라."
-다음 인터뷰 주인공을 지목해달라.
"AOMG 소속 신예 뮤지션 후디를 지목하겠다.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아티스트고 친분도 어느 정도 있다. 인터뷰를 통해 더 많은 분들에게 알려졌으면 한다."
CBS노컷뉴스 김현식 기자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