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신태용 감독이 7일 러시아와 치른 평가전에서 2-4로 완패하며 부임 이후 3경기에서 2무 1패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신태용 감독이 2018 러시아 월드컵을 대비해 열린 첫 모의고사에서 씁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히딩크 광풍'에도 신 감독에 신임을 보내며 힘을 실어준 대한축구협회는 궁지에 몰렸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7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VEB 아레나에서 열린 러시아와 평가전에서 2-4로 패했다.
그동안 꾸준히 대표팀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수비 불안 문제가 전혀 나아지지 않은 모습이었다. 상대 공격수의 움직임을 놓치는 것은 물론이고 잦은 실수로 많은 실점을 내주고 말았다.
결국 신태용 감독은 부임 이후 3경기를 치렀지만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소방수로 나선 신 감독은 이란, 우즈베키스탄과 2연전을 치르면서 한국의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일궈냈다.
하지만 경기력은 형편없었다. 이란과 경기에서는 수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득점 없이 무승부를 기록했다. 승리를 거두면 자력으로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할 수 있었던 우즈베키스탄과 경기에서도 졸전 끝에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그리고 이란의 도움을 받고서야 겨우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수비수 김주영이 7일 열린 러시아와 평가전에서 자책골 2골을 포함해 수비 불안을 노출하며 2-4 패배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신 감독은 과정보다는 결과를 주목했다. 경기력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셌지만 목표를 달성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축구협회도 이런 신 감독을 옹호했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달성한 거스 히딩크 감독이 한국 축구를 위해 돕고 싶다는 입장에도 불구하고 축구협회는 신 감독 체재로 월드컵을 치를 것이라고 못 박았다.
축구협회와 신 감독 모두에 러시아전 결과는 중요했다. 이미 한국 축구에 대해 불신이 가득한 국민들의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무승부 이상의 결과물을 얻어 냈어야 했다. 그러나 그러지 못했다.
특색 없는 신 감독의 전술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최종예선에서 세트피스에 훈련 시간을 적잖이 쏟았지만 아무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수비진은 더 심각했다. 4골이나 내주며 와르르 무너졌다. 특히 자책골 2골을 포함해 모든 실점 과정에 연관된 수비수 김주영(허베이 화샤)은 패배의 원인으로 꼽혔다.
신 감독은 이날 권경원(톈진 취안젠)-장현수(FC도쿄)-김주영으로 이어지는 스리백으로 경기에 나섰다. 풀백 자원이 없어서 꺼낸 카드였다. 그러나 이는 대실패로 끝이 났다. 신 감독의 뜻대로 풀린 것이 하나도 없었다.
계속된 졸전에 신 감독과 축구협회는 사면초가에 몰렸다. 팬심은 이미 돌아섰다. 대표팀의 경기력과 팬심은 다시 돌아오기 힘들어진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