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전쟁' 롯데-NC의 준플레이오프 1, 2차전은 각각 두 팀 안방 마님들이 한번씩 아쉬움을 남기면서 1승1패를 이루고 있다. 사진은 2차전 승리를 이끈 롯데 강민호(왼쪽)와 1차전 승리를 견인한 NC 김태군.(자료사진=롯데, NC)
장군멍군이다. '포수 전쟁'에서 일단 2차전까지는 무승부를 이뤘다. 시리즈의 추가 기울어질 3차전에서 승패가 갈릴 전망이다.
롯데와 NC가 벌이는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준플레이오프(PO)에서 가장 중요한 승부처 중 하나는 안방 마님의 대결이다. 국가대표 포수 롯데 강민호(32)와 NC 김태군(28)의 격돌이다.
둘은 1, 2차전에서 한번씩 고개를 숙였다. 1차전에서 강민호는 5번 중심 타자에 배치됐지만 득점권에서 잇따라 침묵, 5타수 무안타 2삼진에 그쳤다. 팀도 연장 끝에 2-9로 패배하면서 고개를 떨궜다.
무엇보다 공을 뒤로 빠뜨리는 등 포구 실수가 뼈아픈 실점으로 연결돼 안방 마님으로서 안정감을 떨어졌다. 9회까지 2-2 접전이 이어진 점을 감안하면 롯데로서는 초반 실점이 너무나 아쉬운 대목이었다. 강민호는 연장 11회 3명의 투수와 무려 7실점, 역대 포스트시즌 한 이닝 최다 실점의 불명예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었다.
2차전에서는 김태군이 웃지 못했다. 이날 승부는 팽팽한 투수전. 롯데가 2회말 무사 만루에서 나온 병살타로 결승점을 올리며 1-0으로 이겼다. 김태군의 투수 리드는 나쁘지 않았다. 장현식과 롯데 브룩스 레일리 선발 카드를 감안하면 준수했다.
다만 공격에서 진한 아쉬움이 남았다. 김태군은 5회초 선두 타자로 나와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다. 0-1로 뒤진 가운데 절호의 동점 기회였다. 그러나 1사에서 모창민의 깊숙한 중견수 뜬공 때 1루로 미처 귀루하지 못해 횡사했다. 물론 장타성 타구로 빠지면 단숨에 홈을 노릴 요량이었겠으나 느린 발을 감안하면 아웃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했다. 결국 NC는 나성범, 재비어 스크럭스 등 중심 타선을 앞두고 더블아웃이 돼 이닝을 마감해야 했다.
▲승부처인 3차전, 준PO 운명이 바뀐다한번씩 두 안방 마님들이 울었던 준PO 승부는 이제 11일 3차전으로 향한다. 롯데의 홈인 부산 사직에서 NC의 안방인 창원 마산으로 구장을 옮긴다.
김경문 NC 감독은 준PO를 앞두고 "단기전에서는 포수가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포수 출신인 만큼 누구보다 안방 마님의 중요성을 잘 아는 김 감독이다. 투수 놀음이라는 야구에서 투수들을 컨트롤하는 키를 쥔 역할이다. 지난해 한국시리즈(KS) MVP도 양의지였다.
강민호는 국내 최고의 공수 겸장 포수. 최근 8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날린 강민호는 통산 218홈런, 778타점을 기록했다. 2015년에는 35홈런 86타점으로 어지간한 거포 못지 않은 성적을 냈다. 수비 부담이 많은 포수임을 감안하면 대단한 성적이다. 올해도 130경기 타율 2할8푼5리 22홈런 68타점을 올려줬다.
더군다나 강민호는 올해가 중요하다. 4년 75억 원 계약의 마지막 시즌. 또 한번의 FA(자유계약선수) 대박을 위해서는 뭔가 보여줘야 한다. 공교롭게도 지난 3년 롯데는 살짝 주춤했다고 올해 다시 가을야구를 밟았다. 1차전에서 울었지만 강민호는 2차전에서 팀의 영봉승을 이끌었고, 타석에서도 1안타 1볼넷으로 감각을 끌어올렸다.
김태군은 수비형 포수다. 10년 통산 타율 2할4푼4리 14홈런 193타점으로 타격 성적은 신통치 않다. 그러나 LG에서 이적해온 2013년부터 공룡 군단의 주전 마스크를 꿰찬 김태군이다. 1군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NC는 2014년부터 4년 연속 가을야구를 하고 있다. 투수진의 안정을 찾아준 김태군의 공로가 적잖다.
올해도 김태군에게는 중요한 시즌이다. 군 복무가 남아 있는 김태군에게는 사실상 입대 전 마지막 풀타임 시즌에 가을야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입대를 앞두고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하는 김태군으로서는 올해 지난 4년을 넘는 결실이 절실하다. 김태군은 2차전 뼈아픈 주루사가 있었지만 투수 리드는 훌륭하게 해주고 있다.
1승1패로 맞서 있는 롯데와 NC, 그리고 강민호와 김태군. 과연 시리즈의 향방을 바꿀 3차전의 안방 마님은 누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