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NC와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1-1로 맞선 5회 행운의 적시타로 빅이닝을 이끈 롯데 신본기.(사진=롯데)
4회까지 NC의 바람대로 경기가 흘렀다. 선발 투수가 상대 에이스와 호각을 벌이면서 필승 계투조를 투입할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빗맞은 안타 1개에 NC의 작전은 꼬이고 말았다. 롯데 신본기가 때려낸 행운의 안타가 엄청난 나비 효과가 되면서 승부를 결정지었다.
롯데는 13일 경남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준플레이오프(PO) 4차전에서 7-1로 이겼다. 벼랑 끝에서 거둔 승리로 시리즈 전적 2승2패를 이뤘다.
두 팀은 14일 하루를 쉰 뒤 15일 오후 2시 롯데의 홈인 부산 사직구장에서 5차전을 치른다. 여기서 이기는 팀은 정규리그 2위 두산이 선착한 PO에 진출해 17일 1차전을 갖는다.
초반 승부는 팽팽했다. 두 팀 선발이 4회까지 1실점 호투를 펼쳤다. NC 최금강은 4회 손아섭에게 내준 1점 홈런을 빼고 나머지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최근 최금강의 공이 좋다고 하니 지켜보라"던 김경문 NC 감독의 말대로였다. 속구 최고 구속은 139km에 그쳤지만 슬라이더와 투심, 커브 등 구종을 다변화하며 롯데 타자들을 요리했다.
NC 타선도 힘을 실어줬다. 4회말 곧바로 조시 린드블럼을 상대로 동점을 만들었다. 모창민의 안타와 도루 뒤 권희동이 적시타를 때려냈다. 최금강은 5회 1사에서 앤디 번즈에게 2루타를 맞고 강판했다. NC는 필승조 원종현을 올렸다.
'구위는 좋았는데...' 13일 롯데와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5회 등판해 신본기에게 빗맞은 안타를 내준 뒤 흔들려 손아섭에게 3점 홈런을 맞은 NC 원종현.(사진=NC)
원종현은 득점권에서 문규현을 3루 땅볼로 잡아냈다. 2사 3루가 됐지만 9번 타자 신본기만 잡아내면 이닝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신본기는 1볼-2스트라이크로 몰려 출루조차 쉽지 않아 보였다. 여기까지는 NC의 계획대로 흐르는 듯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 신본기가 시속 148km 몸쪽 속구를 때린 빗맞은 타구가 한번 튀긴 뒤 힘없이 3루 선을 따라 굴렀다. 3루수 노진혁이 달려와 포구해 1루로 뿌렸지만 이미 신본기가 베이스를 밟은 뒤였다. 그 사이 번즈도 홈을 밟아 2-1로 앞서가는 행운의 적시타가 됐다.
신본기의 안타는 이후 엄청난 결과를 낳았다. 다소 맥이 풀린 원종현이 잇따라 안타를 맞아나갔다. 전준우에게 3-유간 깊숙한 코스의 내야 안타를 내준 원종현은 손아섭에게 바깥쪽 슬라이더를 던졌다가 몰리면서 우중간 3점 홈런을 얻어맞았다. 단숨에 5-1까지 벌어진 상황.
만약 신본기의 타구에 조금만 더 힘이 실렸다면 나오지 않았을 점수였다. 라인을 벗어나 파울이 됐어도 신본기가 이후 아웃될 가능성은 적지 않았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빗맞은 타구가 잔디를 타고 흐르면서 속도가 죽으면서 신본기가 살았다. 전준우, 손아섭까지 타순을 이어준 역할을 했고, 5회만 4득점 빅이닝의 물꼬를 텄다.
이후 원종현은 5회 첫 타자 이대호에게 초구에 1점 홈런까지 맞고 고개를 떨궜다. 기세가 오른 롯데는 7회 전준우의 1점 홈런까지 터지면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신본기의 안타가 불러온 엄청난 나비 효과였다. 이날 신본기의 안타는 결승타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