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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득점 폭발한 레이션 테리, 유재학 감독도 '엄지 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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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5득점 폭발한 레이션 테리, 유재학 감독도 '엄지 척'

    프로농구 개막전에서 35득점을 올린 울산 현대모비스의 레이션 테리가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사진 제공=KBL)

     


    만약 창원 LG가 지난 시즌 프로농구 개막전이 끝나고 외국인선수 레이션 테리를 제임스 메이스로 교체하지 않았다면?

    스포츠에서 이런 가정은 아무 의미가 없다. 게다가 메이스는 정통 빅맨으로서 시즌 내내 뛰어난 기량을 발휘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퇴출 이후 1년이 지나 울산 현대모비스 유니폼을 입은 레이션 테리는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개막전에서 35득점을 쓸어담으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1년 전의 아픔이 두 번째 KBL 시즌에 임하는 그에게 강한 동기부여가 된 것도 사실이다.

    레이션 테리는 지난 14일 오후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KT와의 개막전에서 35점을 폭발시켜 모비스의 81-73 승리를 이끌었다.

    모비스의 주력 외국인선수 마커스 블레이클리가 1쿼터 중반 반칙 2개를 범해 일찌감치 코트에서 물러났다. 모비스는 레이션 테리를 조기 투입했고 이는 경기 흐름을 바꿔놓았다.

    레이션 테리는 폭발적인 득점력을 자랑했다. 무엇보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되는 순간에 강했다. 24초의 공격제한시간이 많이 남은 상황에서도 슛 기회가 찾아오면 주저없이 슛을 던졌다. 특히 외곽슛이 정교했다.

    현대모비스는 이날 KBL 사상 첫 정규리그 통산 1000경기 출전 위업을 달성한 유재학 감독의 지휘 아래 수비 조직력이 강하고 신중하게 공격을 펼치는 팀으로 알려져 있다. 올시즌 기존의 틀을 깨려고 한다. 보다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농구를 추구하려고 한다. 슛 시도 빈도를 늘려 다득점 농구를 펼치는 것이 목표다.

    레이션 테리는 모비스의 팀 컬러에 잘 부합하는 농구를 선보였다. 저돌적이고 과감했다. 세트오펜스가 펼쳐지기 전, 상대 수비가 정돈되기 전부터 적극적으로 슛 기회를 노렸다. 1대1 상황에서는 화려한 드리블을 기반으로 하는 외곽슛 능력을 뽐냈다.

    레이션 테리는 1년 전의 아픔을 기억하고 있다. 전주 KCC와의 개막전에서 3점슛 4개를 포함, 27점을 퍼부었지만 이미 교체가 결정된 상황이었다. 아픔이 있기에 더 분발했다. 경기 후 인터뷰 내내 첫 인상을 좋게 남기고 싶었다는 말을 재차 강조했다.

    개막 전 대체 선수 자격으로 모비스에 가세한 테리는 "새로운 멤버로 합류해 첫 인상을 좋게 남기고 싶었다. 그 모습이 최상이기를 희망했는데 그래서 기분이 좋다"고 개막전 소감을 밝혔다.

    이어 "지난 시즌은 불운했다고 생각했다. LG가 더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팀을 위해 내가 떠났고 내가 희생했다고 생각했다. 아쉽게 이별했지만 감정은 남지 않았다"며 "선수들과 관계자들에게 꾸준히 가겠다는 좋은 첫 인상을 남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유재학 감독도 경기 후 레이션 테리의 활약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원래 슛이 좋은 선수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런데 속공에서 치고 들어가서 마무리를 하는 능력이 괜찮았다. 보통 겁을 내거나 피하는데 들어가서 슛을 잘 성공시켰다. 수비도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고 말했다.

    울산 현대모비스의 레이션 테리 (사진 제공=KBL)

     



    레이션 테리는 '얼리 오펜스' 상황에서 여러 차례 슛을 던졌다. 공격 코트로 넘어가자마자 던지는 3점슛은 양날의 검이다. 의욕이 과하면 무리가 될 수 있다. 그런 장면도 있었다.

    유재학 감독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것은 그 이후 장면이었다. 그는 "테리가 2번 정도 수비를 달고 던지는 다소 무리한 장면이 있었다. 그때마다 벤치를 향해 미안하다고 사인을 보냈다. 선수 본인이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개선의 여지가 충분하다고 기대했다.

    레이션 테리는 개막전에서 야투성공률 57.1%를 올렸다. 3점슛 7개를 던져 4개를 넣었다. 출전시간은 26분50초에 불과했다. 출전시간 대비 득점 효율이 굉장했다.

    현대모비스가 기대하는 모습을 첫 경기부터 보여줬다. 구단 관계자는 "테리가 일본프로농구 무대에서 출전시간에 비해 득점이 많았다. 팀의 핵심 외국선수가 아니었기 때문에 출전시간이 많지 않았지만 그에 비해 좋은 득점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레이션 테리는 정통 빅맨이 아니다. 외곽슛에 강점이 있는 '스트레치형 빅맨'에 더 가깝다. 현대모비스에는 함지훈과 이종현 등 정상급 토종 빅맨이 있기 때문에 각기 다른 스타일을 잘 맞춰가겠다는 계획이다.

    레이션 테리에게 "개막 첫 날이지만 득점 1위에 올랐다"는 농담섞인 칭찬을 건네자 그는 웃으며 "다른 목표는 없다. 승리 그리고 우승이 나의 유일한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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