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틴 벌랜더를 영입한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결정은 기막힌 한수였다.
벌랜더는 21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6차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5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쳐 휴스턴의 7-1 승리를 이끌었다.
벼랑 끝 승리였다. 홈 2연승 뒤 뉴욕 원정에서 3연패를 당한 휴스턴은 남은 홈 6,7차전을 모두 이겨야만 월드시리즈에 오를 수 있는 절박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올해 가을 내내 그래왔듯이 벌랜더는 휴스턴의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다.
벌랜더의 압도적인 호투에 뜨거웠던 양키스의 방망이가 차갑게 식었다. 휴스턴은 5회말 브라이언 맥캔의 적시 2루타와 호세 알투베의 2타점 적시타로 기선을 제압했다.
양키스는 벌랜더가 마운드에서 내려간 8회초 애런 저지의 솔로홈런으로 반격했다. 하지만 휴스턴은 3-1로 앞선 8회말 호세 알투베의 솔로홈런을 시작으로 대거 4점을 뽑아 승부를 결정지었다.
벌랜더는 트레이드 마감 시한을 앞두고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를 떠나 휴스턴에 합류했다. 당시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했던 휴스턴이 우승을 위한 전력 보강으로 벌랜더 영입을 선택한 것이다.
벌랜더는 휴스턴으로 이적한 뒤 정규리그 5경기에 선발 등판해 5승무패 평균자책점 1.06을 기록했다. 트레이드가 성사되기 전 디트로이트에서 기록한 10승8패 평규자책점 3.82의 성적과 비교가 안될 정도로 뛰어났다. 우승에 대한 동기부여가 벌랜더를 더 위력적인 투수로 바꿔놓았다.
올해 가을의 벌랜더는 '무적'에 가깝다. 4경기에 등판해 4승을 챙겼다.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잘 던졌고 시리즈 승리가 확정된 4차전에는 중간계투로 나와 2⅔이닝 1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벌랜더는 양키스와의 챔피언십시리즈 2차전에서 1실점 13탈삼진 완투승을 올리는 괴력을 과시했다. 이번에는 팀을 탈락 위기에서 구했다. 벌랜더의 올해 가을 평균자책점은 1.46에 불과하다.
벌써 가을에만 4승이다. ESPN에 따르면 벌랜더는 역대 휴스턴 투수 가운데 단일 포스트시즌에서 4승을 올린 최초의 선수가 됐다. 메이저리그 통산 21번째 대기록이다.
벌랜더는 휴스턴의 가을 징크스도 깼다. 휴스턴은 1980년부터 패하면 시리즈 탈락이 결정되는 벼랑 끝 승부에서 5연패를 당하고 있었다. 벌랜더가 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휴스턴은 또 한번의 벼랑 끝 승부를 펼쳐야 한다. 22일 대망의 챔피언십시리즈 7차전을 치른다. 벌랜더는 뛸 수 없는 경기다. 양키스는 C.C 사바시아를 선발투수로 예고했고 휴스턴에서는 찰리 모튼이 선발투수로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