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 연속 월드컵 진출을 확정한 뒤 기뻐하는 축구 대표팀. 하지만 이후 부진한 경기력과 함께 비난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박종민 기자)
위기의 신태용호가 변화를 꾀한다.
신태용호는 11월10일 콜롬비아(수원), 14일 세르비아(울산)와 두 차례 평가전을 앞두고 있다. 콜롬비아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위, 세르비아는 38위다. 62위까지 떨어진 한국보다 분명 한 수 위의 상대.
신태용호는 최근 부진한 경기력으로 비난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사실상 데뷔전이었던 9월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두 경기(이란, 우즈베키스탄)를 모두 0-0으로 비기면서 시작된 비난은 10월 유럽 2연전(러시아, 모로코)에서 완패하면서 더 커졌다. 이번 평가전에서는 희망을 보여줘야 한다.
신태용 감독도 "11월 평가전은 홈에서 한다"면서 "아무래도 조직력이나 분위기는 아직 안 좋지만, 11월부터는 뭔가 희망을 보여줄 수 있는 경기를 하자고 선수단과 이야기했다.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11월 신태용호의 가장 큰 변화는 베테랑 외국인 코치의 영입이다.
스페인 대표팀과 명문 레알 마드리드에서 잔뼈가 굵은 토니 그란데 코치와 하비에르 미냐노 피지컬 코치가 합류했다. 신태용 감독도 귀를 열고 두 베테랑 코치의 조언을 적극 받아들일 계획이다.
훈련 프로그램 등도 바뀐다. 이미 두 코치는 대표팀 경기 영상을 보고 신태용 감독과 2시간 가까운 미팅을 했다. 신태용 감독은 "그대로 가려면 왜 두 코치를 모셔왔겠나. "라면서 변화를 예고했다.
첫 날 회복 훈련을 지켜본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도 "예전 훈련과 조금 다른 것 같다. 훈련 시작 전 러닝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11월 콜롬비아, 세르비아와 평가전을 치를 축구 대표팀. (박종민 기자)
◇더 이상 순한 축구는 없다두 코치는 신태용 감독과 미팅에서 한국 축구에 대한 첫 인상을 전했다. 두 코치가 받은 첫 인상은 "너무 순하게 축구한다"였다.
신태용 감독은 "이제는 순한 축구보다 좀 거칠게 상대를 밀고 나갈 수 있어야 한다"면서 "러시아에서부터 많이 생각했다. 이번부터는 강하게 몸 싸움을 하면서 경기를 했으면 한다. 실력으로는 조금 뒤질 수 있지만, 강인한 정신력으로 버텨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수들도 같은 생각이다. 이근호(강원)는 "한국 축구의 장점은 많이 뛰고, 투쟁적인 것"이라면서 "다부진 각오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평가전에서는 정예 멤버를 꾸렸다. 더 이상 실험을 위한 평가전으로는 비난을 잠재울 수 없다. 신태용 감독도 잘 알고 있는 사실. 이번 평가전을 기점으로 월드컵을 위한 조직력 다지기에 들어간다는 복안이다. 유럽 2연전에서 다수의 선수를 테스트한 만큼 달라지는 점 중 하나다.
신태용 감독은 "이제는 대표팀이 모일 수 있다는 시간이 없다. 이번 대표팀에 소집된 선수를 중심축으로, 이제는 조직력을 극대화시켜야 한다"면서 "평가전이지만, 한 경기 한 경기 치르면서 조직력을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근호 역시 "감독님이 선수들에게 이번 평가전의 중요성을 말하셨다"면서 "실험보다는 실전처럼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