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 (자료사진)
정현이 한국 테니스 역사에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 2003년 이형택 이후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대회에서 우승한 첫 한국인 선수가 됐다. 개인 첫 투어 우승.
또 21세 이하 세계랭킹 상위 8명이 모인 무대에서 정상에 오르면서 새로운 세대를 이끌어나갈 주역으로 주목받게 됐다.
세계랭킹 54위의 정현은 11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ATP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총 상금 127만5천달러) 결승에서 세계랭킹 37위 안드레이 루블레프(러시아)를 세트스코어 3-1(3<5>-4 4-3<2> 4-2 4-2)로 눌렀다.
정현의 ATP 투어 첫 우승. 종전 최고 성적은 올해 5월 BMW오픈 4강 진출이었다. 한국 선수가 투어 대회 정상에 오른 것은 이형택이 2003년 1월 아디다스 인터내셔널 투어에서 우승한 이후 14년만에 처음이다.
타이브레이크 접전 끝에 첫 세트를 내준 정현은 2세트에서 1-3으로 끌려가며 고전했다. 하지만 정현은 루블레프의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하는 등 내리 3게임을 따내 흐름을 뒤집었다.
이때부터 루블레프는 라켓을 집어던지고 볼보이에게 화를 내는 등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며 흔들렸다. 정현은 침착했다. 3세트부터 루블레프를 강하게 몰아부쳐 주도권을 잡았다.
정현은 세 번째 세트 게임 스코어 2-2에서 루블레프의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했다. 40-40까지 가는 접전에서 끈질긴 승부로 상대 범실을 이끌어냈다. 기세를 몰아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지키며 3세트를 승리했다.
기세가 오른 정현은 4세트에서 게임 스코어 3-1로 앞서나가며 승기를 잡았다. 5번째 게임에서 두 차례 챔피언십 포인트를 따내지 못했만 이후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깔끔한 승리로 장식하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정현은 우승 상금 39만달러(약 4억3천만원)를 수확했다.
이번 대회는 21세 이하 선수 가운데 세계랭킹이 높은 8명이 출전한 대회로 올해 처음 개최됐다. ATP랭킹 포인트가 걸려있지 않는 이벤트 성격의 대회이지만 ATP 홈페이지에서는 이 대회를 공식 투어로 인정했다.
정현은 세계랭킹 54위로 출전선수 8명 중 5위였고 결승에서 만난 루블레프는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 선수였다. 정현은 조별리그에 이어 결승에서도 루블레프를 꺾으며 정상에 등극, 남자 테니스의 차세대 주자로서 이름을 날렸다.{RELNEWS:r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