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호 세트피스의 핵 손흥민. (이한형 기자)
신태용 감독은 대표팀 부임 후 세트피스에 꽤 신경을 썼다. 이미 20세 이하(U-20) 대표팀에서부터 "100가지 정도 세트피스를 준비했다"고 자신감도 보였다.
신태용 감독의 자신감대로 다양한 세트피스 공격이 나왔다.
8월 이란전에서는 하프라인에서 손흥민(토트넘 핫스퍼)의 프리킥을 김민재(전북)가 머리로 넘겨줬고, 장현수(FC도쿄)가 달려들어 역시 머리로 골문을 노렸다. 이후 우즈베키스탄(9월), 러시아, 모로코(이상 10월)전을 치르면서 손흥민이 땅볼로 프리킥을 때리기도 했고, 직접 프리킥이 가능한 위치에서 갑작스럽게 옆으로 길게 내주는 세트피스도 선보였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부임 후 5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하나의 세트피스 골도 나오지 않았다.
한국 축구의 제대로 된 마지막 세트피스 골은 지난해 6월 체코전 윤빛가람(제주)의 프리킥 골. 3월 시리아전에서 홍정호가 손흥민의 코너킥 상황에서 골을 넣었지만, 수비가 걷어낸 공이었다.
키커들은 많다.
손흥민은 프리킥은 물론 코너킥도 전담하고 있다. 권창훈(디종FCO), 그리고 염기훈(수원)도 날카로운 킥을 자랑한다. 기성용(스완지시티)도 울리 슈틸리케 감독 시절 키커로 활약했다.
신태용 감독도 꾸준히 세트피스를 만들어가고 있다. 콜롬비아전은 물론 세르비아전을 위한 울산 이동 후 첫 훈련에서도 세트피스를 맞춰봤다. 다만 세트피스 훈련은 철저히 비공개였다. 그만큼 심혈을 기울인다는 방증이다.
하메스 로드리게스의 프리킥 장면. (이한형 기자)
◇세트피스 수비도 준비해야신태용 감독 부임 후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2경기를 제외한 세 차례 평가전에서 8실점했다. 8실점 가운데 3실점이 세트피스 상황에서 내준 골이다. 이미 슈틸리케 감독 시절에도 최종예선 10실점 중 3실점이 세트피스였다.
2-4로 패한 러시아전에서는 전반 45분 코너킥 상황에서 표도르 스몰로프(크라스노다르)를 놓쳐 헤딩 골을 내줬다. 후반 10분 나온 김주영의 자책골도 코너킥 때 러시아 공격수를 놓친 탓에 나왔다.
콜롬비아전에서도 하메스 로드리게스(바이에른 뮌헨) 등을 잘 봉쇄했다. 하지만 후반 13분 세트피스에서 로드리게스의 프리킥에 이은 크리스티안 자파타(AC밀란)의 헤딩을 막지 못했다.
세트피스 훈련은 세트피스 실점을 막기 위한 수비 훈련도 병행됐다.
신태용 감독도 "콜롬비아전에서 실점한 것은 상대 타이밍을 뺏지 못하고 자유롭게 둔 것이 문제였다"면서 "훈련을 통해 손을 보고, 경기에서도 더 집중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세르비아는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뉴캐슬)이 원톱으로 설 전망이다. 미트로비치의 키는 187cm. 또 192cm 장신 세르게이 밀린코비치-사비치(라치오)가 중원에서 버티고 있다. 세트피스에서 위협적인 존재다.
수렁에 빠진 상태로 치른 콜롬비아전에서 희망은 봤다. 이제 신태용호에 남은 숙제는 세트피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