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FC의 주전 골키퍼는 국제축구연맹 세계랭킹 38위 세르비아를 상대로 멋진 선방을 선보이는 등 잊을 수 없는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울산=이한형기자
‘대 헤아’ 조현우(대구)가 ‘국대 헤아’로 거듭났다.
조현우는 14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세르비아와 평가전에서 생애 첫 A매치를 소화했다. 신태용 감독은 발목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김승규(빗셀 고베)를 대신해 조현우에게 골문을 맡겼다.
전임 울리 슈틸리케 감독 체제에서 5차례 대표팀에 소집되고도 A매치 데뷔전을 치르지 못한 조현우의 생애 첫 A매치 출전이다. 20세 이하 대표팀과 23세 이하 대표팀 소속으로 경기한 경험은 있지만 성인 대표팀은 이번이 처음이다.
등 번호 23번이 적인 유니폼을 입고 전반과 후반 모두 관중석을 향해 허리를 90도 숙여 인사하며 자신의 첫 번째 A매치를 시작한 조현우는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랭킹 38위의 세르비아를 1실점했다. 하지만 전반 27분 상대의 날카로운 프리킥을 멋진 선방으로 저지하는 등 기대 이상의 데뷔전을 펼쳤다.
이날 경기에서 조현우의 실점은 세르비아의 빠르고 날카로운 역습에서 허용한 만큼 아쉽지만 곧장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의 페널티킥 동점골이 나오며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났다. 이날 울산문수경기장을 찾은 3만560명의 축구팬은 조현우라는 이름을 확실하게 알렸다.
조현우의 인상적인 A매체 데뷔전 덕에 김승규, 김진현과 축구대표팀 주전 골키퍼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울산=이한형기자
189cm의 큰 키에도 민첩함이 장기인 조현우는 2013년 대구 유니폼을 입고 K리그에 데뷔했다. 입단 첫해부터 주전급으로 활약한 그는 K리그 클래식에서 14경기에 출전해 22실점을 기록했다.
신인치고는 나쁘지 않은 기록이지만 대구의 강등으로 지난 3년을 2부리그 K리그 챌린지에서 경기했다. 2014년 21경기에서 21실점한 그는 2015시즌부터 본격적으로 대구의 주전 골키퍼로 거듭났다. 2015년 41경기 49실점, 2016년 39경기 35실점으로 꾸준하게 성장한 그는 대구의 승격을 이끈 주역이었다.
4년 만에 돌아온 K리그 클래식에서도 조현우의 경기력은 통했다. 34경기에서 48실점했지만 대구는 승격 첫해 K리그 클래식 잔류라는 목표를 달성했다. 조현우의 든든한 선방 덕에 대구는 하위 스플릿 최소실점을 기록 중이다. 비록 소속팀의 경쟁력은 K리그 클래식에서 크다고 할 수 없지만 조현우만큼은 K리그 클래식 최고 골키퍼로 꼽힌다.
팬들이 붙여준 ‘대 헤아’라는 별명도 조현우의 상당한 존재감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대구의 골문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스페인 국가대표팀의 주전 골키퍼 다비드 데 헤아의 이름에서 착안해 ‘대구’와 ‘데 헤아’를 합성한 ‘대 헤아’가 그의 별명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