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격의 핵 손흥민. (이한형 기자)
"조직력을 극대화시켜야 합니다."
신태용 감독은 10일 콜롬비아, 14일 세르비아전을 앞두고 조직력을 강조했다. 해외파로 치른 10월 유럽 2연전은 실험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11월 국내 평가전은 실험으로 끝낼 수 없는 상황이었다. 내년 3월 소집까지 정예 멤버가 모일 사실상 마지막 기회였기 때문이다.
신태용 감독은 "이제는 대표팀이 모일 수 있다는 시간이 없다. 이번 대표팀에 소집된 선수를 중심축으로, 이제는 조직력을 극대화시켜야 한다"면서 "평가전이지만, 한 경기 한 경기 치르면서 조직력을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주축 선수들을 기용해 조직력을 다지겠다는 복안이었다.
확실히 달랐다. 손흥민(토트넘 핫스퍼)의 활용법도 찾았고, 기성용(스완지시티)도 건재함을 알렸다. 특히 콜롬비아, 세르비아전을 통해 2018년 러시아 월드컵으로 향할 주전 윤곽도 어느 정도 드러난 모양새다.
◇손흥민, 그리고 이재성, 권창훈신태용 감독이 콜롬비아, 세르비아전을 앞두고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바로 손흥민의 활용법이다. 소속팀에서 펄펄 날던 손흥민이 대표팀에만 오면 작아졌던 탓. 한국 축구를 위해서는 손흥민의 활약이 꼭 필요했다. 신태용 감독은 토트넘 경기를 보면서 손흥민 활용법을 찾았다. 바로 투톱이었다.
측면이 아닌 중앙으로 이동하면서 손흥민은 날개를 달았다. 콜롬비아전에서는 2골을 넣었고, 세르비아전에서도 위협적인 슈팅을 때렸다.
좌우 측면은 이재성(전북)과 권창훈(디종FCO)이 찜했다.
신태용 감독은 손흥민을 살리기 위한 4-4-2 포메이션을 짜면서 좌우 측면에 이재성과 권창훈을 세웠다. 둘 모두 4-4-2 포메이션을 위해 신태용 감독이 미리 점찍었던 선수들이다. 신태용 감독 전술의 핵심이나 다름 없었다.
콜롬비아, 세르비아전에서 이재성, 권창훈은 확실히 눈도장을 받았다. 측면 공략은 물론 앞선에서부터 적극적인 압박으로 상대를 괴롭혔다. 공격 때는 좌우로 공간을 만들었고, 수비 때는 중앙으로 좁혀들어오면서 상대를 위협했다. 흠 잡을 데가 없었다.
신태용 감독도 "4-4-2 포메이션에서 양쪽 윙 포워드를 이재성과 권창훈을 미리 생각해서 뽑았다. 젊은 선수들이라 움직임이 많다. 체력적으로 도움이 된다. 수비 때 안으로 좁혀들어오고, 공격 때는 공간을 벌리며 연계 플레이를 잘 했다"면서 "내가 계획한 이 틀은 밸런스가 무너지면 무용지물이었다. 두 선수의 공이 그만큼 컸다"고 말했다.
다만 숙제는 손흥민의 파트너 찾기다. 이근호(강원), 이정협(부산),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등을 계속 테스트한 이유다.
잦은 실수로 불안함을 노출한 중앙 수비수 김영권. (이한형 기자)
◇중원과 수비라인은 아직공격은 윤곽이 나왔다. 하지만 중원과 수비라인은 아직이다. 중앙 미드필더 2명, 수비수 4명 가운데 기성용만 확고한 주전일 뿐 나머지 다섯 자리는 미정이다.
기성용의 파트너는 유동적이다. 콜롬비아전 고요한(서울)처럼 상대 에이스 봉쇄 임무를 받을 수도 있다. 또 세르비아전처럼 정우영(충칭 리판)이 나서 기성용을 도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빈 다섯 자리 가운데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나선 최철순(전북)은 콜롬비아, 세르비아전을 통해 주전에 한 발 다가섰다. 최철순은 특유의 '투지'를 앞세워 공수를 부지런히 오갔다. 경험도 쌓이면서 무작정 공을 향해 달려드는 모습도 사라졌다.
왼쪽은 김진수(전북)와 김민우(수원)가 경쟁 중이다. 콜롬비아전에서는 김진수, 세르비아전에서는 김민우가 선발로 나섰다. 둘 모두 활약이 괜찮았다.
중앙 수비수가 가장 큰 고민이다. 장현수(FC도쿄)가 꾸준히 선발로 나서고 있지만, 아직 불안하다. 권경원(텐진 취안젠),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이 콜롬비아, 세르비아전에 번갈아 출전했지만, 활약은 미미했다. 특히 주장까지 맡았던 김영권은 실수가 잦았다.
부상 중인 김민재(전북)가 다시 합류하면 판도가 확 바뀔 전망이다.
신태용 감독도 "주전 수비가 완전히 있다고는 말할 수 없다. 그날 컨디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면서 "수비 조직력을 훈련할 시간은 많다. 특별하게 빠져나가는 선수가 없다. 큰 틀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훈련을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