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선발 투수 임기영이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2017' 대만과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KBO 제공)
사이드암 선발 투수 임기영이 장점인 체인지업을 앞세워 대만 타선을 요리했다. 한일전 장현식에 이어 연이틀 선발 야구를 펼친 한국이다.
한국은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 조별예선 두 번째 경기에서 대만을 1-0으로 제압했다. 전날 개막전에서 일본에 분패를 당했던 한국은 대만을 잡고 1승 1패를 기록하면서 결승전(19일) 진출 희망 불씨를 살렸다.
연이틀 선발 야구가 제대로 통했다. 전날 일본과 경기에서는 장현식이 5이닝 1실점으로 제 몫을 해줬다. 그리고 임기영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한국에서 치른 연습경기에서는 구위가 썩 좋지 못했지만 이날은 달랐다. 앞서 두산 베어스와 치른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승리를 챙기며 자신감을 얻은 임기영은 경험을 살려 큰 무대에서 자신의 진가를 또다시 뽐냈다.
출발이 산뜻했다. 1회초 공 9개만 던지며 3명의 대만 타자를 처리했다. 2회 역시 헛스윙 삼진 1개를 포함해 삼자범퇴로 막아냈다.
첫 안타는 3회초에 내줬다. 1사 이후 대만의 포수 옌훙쥔에 2루타를 내줬다. 그러나 실점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궈푸리을 삼구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양다이강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다.
위기는 4회초에 찾아왔다. 1사 이후 4번 타자 왕보룽과 천쯔하오에 연속 볼넷을 내줬다. 특히 임기영은 천쯔하오에 마지막으로 던진 139km짜리 직구가 스트라이크라 확신했지만 볼 판정을 받자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이강철 투수코치는 혹시 임기영이 흔들리자 빨리 마운드에 올라 진정시켰다. 그리고 임기영은 주위셴과 쑤즈제를 전부 외야 뜬공으로 처리하고 위기를 넘겼다.
안정감을 찾은 임기영은 5회를 다시 삼자범퇴로 막았다. 선두타자 우녠팅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옌훙쥔과 궈푸린을 상대로 연속 삼진을 솎아냈다.
임기영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양다이강과 왕보룽에 각각 중전안타와 볼넷을 내줘 1사 1, 2루 실점 위기에 몰렸지만 흔들림 없는 투구로 타자 두 명을 잡아내고 이닝을 마쳤다.
임기영은 이날 7이닝 동안 109개의 공을 던지면서 2피안타 7탈삼진 3볼넷 무실점 호투로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선 감독은 경기 전 "임기영이 5이닝 이상만 던져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그러나 임기영은 감독의 기대를 뛰어넘는 호투로 긴 이닝을 소화해주며 불펜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선발 투수들의 투구가 연이틀 빛나면서 한국의 선발진이 약하지 않음이 증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