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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 임원 운전기사 100여명 불법파견

    포스코, 운전기사 160여명 '골프장 관리 계열사' 통해 무허가 불법파견

    (사진=자료사진)

     

    국내 최대 철강그룹인 포스코가 임원들을 수행하는 운전기사들을 무허가 불법파견했다는 혐의로 정부로부터 근로감독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사측에 유리한 진술을 하도록 운전기사들을 회유했다는 증언도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20일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서울강남고용노동지청은 지난 9일부터 포스코를 상대로 불법파견혐의로 수시근로감독을 벌이고 있다.

    앞서 노동부는 지난 8월 불법파견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내사 끝에 지난 9일부터 수시근로감독을 진행 중이다.

    노동부 등에 따르면 포스코 그룹에서는 부동산 관리 용역 등을 맡고 있는 포스코 계열사 '포스메이트'가 운전기사 약 160명을 고용하고, 포스코 14개 계열사와 용역계약을 맺어 임원 차량 운행에 필요한 기사들을 파견해왔다.

    한 노동부 관계자는 "포스메이트는 골프장 등을 관리해 '유흥업'으로 등록된 업체일 뿐, 파견업 허가를 받지 않아 불법파견으로 판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이어 "사측은 단순 도급이라고 주장하지만, 포스메이트 측이 아닌 포스코 각 임직원 등이 개별적으로 업무를 지시하는 등 불법파견으로 해석할 여지가 많다"고 덧붙였다.

    포스메이트 소속 운전기사 A씨는 "운전기사 중 절반 가량은 포스메이트 배차담당자가 근무 내용을 지시하지만, 나머지 고위 임원을 전담해 수행하는 인원들은 대부분 수행하는 고위 임원이나 비서 등이 업무를 직접 지시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담당 임원이 해외 출장을 가거나 하면 사모를 대신 모시기도 한다"며 "계열사 측 의전 담당자들이 명절·연말에 선물 포장을 지시하는 등 운전 외 업무를 무단으로 지시하는 사례도 많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포스메이트와 포스코 계열사 간의 용역계약서에는 운행횟수나 노선 등 구체적인 업무 내용이 빠져있어 포스메이트 대신 계열사 측이 직접 업무를 지시해온 것으로 추정된다.

    이 외에도 계열사 측이 차량과 운전기사 사무실, 집기는 물론 업무 제반비용까지 부담해 제공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운전기사 B씨는 "주유비 등은 우선 포스메이트 측이 계산하지만, 추후 계열사에 따로 청구해 돈을 받아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실상 운전기사에 관한 비용은 모두 계열사들이 부담한다"고 말했다.

    특히 노동부 근로감독 전후로 포스메이트 측이 운전기사들에게 사측에 유리한 진술을 하도록 미리 입을 맞추도록 단속했다는 증언도 나온다.

    A씨는 "지난 8월 노동지청에서 운전기사 8명을 불러 조사했는데, 사측에서 기사들을 상대로 모의 질의응답지를 배포하고 사측에 유리한 진술을 하도록 교육했다"며 "실제로 조사에서는 사측의 응답지와 비슷한 문답이 오갔는데, 일부 기사들이 솔직하게 대답한 바람에 근로감독을 받게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B씨는 "근로감독이 시작되자 일부 운전기사들이 거짓 진술을 번복하고 싶어하지만, 사측이 운전기사들이 추가로 노동부 조사에 응하지 못하도록 운행스케줄을 변경하는 등 압박하고 있어 고충이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는 운전기사들을 정규직으로 고용해 정년을 보장하고, 비교적 높은 임금을 지급하는 등 이들의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며 "계열사를 통해 운전기사를 간접고용하는 방식이 업계에 널리 퍼져있다보니 불법행위로 해석될 수 있다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번 정부 감독에 따라 자체적으로도 불법 여부를 확인 중"이라며 "만약 불법 파견으로 결론내려질 경우를 대비해 개선된 고용형태를 위한 다앙한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덧붙엿다.

    하지만 A씨는 "포스코 외부에 파견업체를 세워 간접고용하겠다는 위협을 받고 있는데, 노동조건이 크게 악화될까 걱정스럽다"며 "현재 고용상태를 유지할 수 없다면 포스코 그룹 내부 각 계열사에서 직접 고용을 승계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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