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파워(사진=아메바컬쳐 제공)
"요즘 다듀 형들보다 행사가 많아요. 하하".
새 싱글 '동성로' 발매를 기념해 서울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한 힙합 트리오 리듬파워 멤버들의 말이다.
보이비, 지구인, 행주 세 멤버는 달라진 인기를 실감하느냐고 묻자 "올해 안 가본 대학축제가 없는 것 같다"며 "정말 쉴 틈 없이 전국을 누비며 행사를 뛰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소속사 아메바컬쳐의 수장 다이나믹듀오 보다 일정이 많을 정도"라며 미소 짓기도 했다.
"많을 때는 일주일에 행사가 여덟 개 정도 됐어요. 행사 숫자는 보이비의 '호랑나비'가 히트한 이후에도 많긴 했는데 최근 행주의 인기 덕분에 금액이 더 올라갔죠. (미소)." (지구인)
"'리듬파워'라는 노래는 항상 부르는데 요즘 '떼창'이 정말 크게 나와서 너무 기뻐요. 대학 축제에서는 젊음의 에너지를 받고 와요. 매번 무대를 마치고 나면 세 명이서 다짐하죠. 내년에도 우리가 '씹어 먹자'고요." (행주)
행주
세 멤버는 긴 노력 끝에 맛보는 달콤함에 취해 있는 듯 했다. 그도 그럴 것이 2010년 '방사능'이라는 팀명으로 출발한 리듬파워는 데뷔 초 좀처럼 날개를 펴지 못했다. 특유의 재기발랄한 음악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하긴 했으나 대중적인 인지도를 쌓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들은 엠넷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이하 쇼미)'로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흥미롭게도 지구인이 시즌4, 보이비가 시즌5, 행주가 시즌6에서 차례로 두각을 드러냈고, 자연스럽게 팀의 주가는 급상승했다.
특히 시즌4에서 1차 탈락의 아픔을 겪었던 행주가 역대 시즌 최다인 1만 2천여 명이 지원해 뜨거운 경쟁이 펼쳐진 시즌6에서 '우승'을 거머쥐며 상승세에 방점이 찍혔다.
"마치 누가 시나리오 써놓았던 것처럼, 제가 시즌6에서 탈락한 모습을 보고 뒤늦게 참가 지원서를 낸 행주가 우승까지 해버리니 너무 신기했어요. 행주가 결승 무대에서 우승자로 호명되는 순간에는 가슴이 뭔가 찌릿찌릿했죠." (지구인)
"보여주고 싶고 증명하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멋진 대결을 했고, 결국 승리를 따내서 너무 기뻐요. 선의의 경쟁을 펼친 다듀 형들과 요즘도 가끔 밤새 '쇼미' 얘기를 하곤 해요." (행주)
"이번 시즌에서 탈락한 이후 한동안 아쉬움이 있었어요. '저 무대를 내가 했어야 하는데' 하는 생각도 했고요. 그런데 행주가 우승하면서 그런 아쉬움이 다 씻어졌어요." (보이비)
지구인
'고교 동창'으로 이뤄진 팀답게 의리가 끈끈하다. 인천 출신인 세 멤버는 고등학교 시절 힙합 음악을 매개로 우정을 쌓은 뒤 30대 초반이 된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다.
"최근 촬영 때문에 모교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급식실에서 밥을 먹는 후배들을 보며 저희의 과거 모습이 떠올라 기분이 남달랐어요. 학창시절 저희는 어떤 캐릭터였냐고요? 지구인은 진짜 공부 잘 하는 친구, 보이는 뭔가를 열심히 하는데 눈에 안 띄는 친구, 저는 튀고 싶어서 날 뛰는 친구(행주)였어요." (행주)
"셋을 묶을 수 있었던 공간은 '노래방'이었죠. 같이 다듀, 원타임, 주석 노래 참 많이 불렀었는데…학창시절부터 함께 공연도 자주 했어요. 사실 저희는 행주에게 '선택'받는 느낌이었죠. 하하. 저는 춤이 필요할 때, 보이비는 랩이 필요할 때 주로 선택받았어요." (지구인)
"저희는 다행히 행주 덕분에 학교 편하게 다녔어요. (미소)." (보이비)
보이비
이번 싱글 타이틀곡 '동성로(Feat. 크러쉬)'는 "오늘 밤만큼은 신나게 놀아보자"는 세 남자의 이야기가 담긴 노래다. 이 곡은 남다른 호흡을 자랑하는 세 멤버의 '추억'이 담긴 노래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세 멤버 모두 인천 출신인데 대구 동성로를 제목으로 썼죠. (웃음). 동성로는 저희가 처음으로 서울 이외의 지역에서 행사를 했던 지역이에요. 2011년쯤이었나. 그곳에서 멤버들과 쌓은 추억이 많아요." (행주)
"미지의 세계로 떠나서 설레는 마음으로 신나게 노는 느낌을 주고 싶었는데, 동성로에서의 추억이 딱 떠올랐어요. 저희처럼 동성로에서 추억을 쌓은분들이 많을 것 같기도 했고요." (지구인)
'동성로'와 '집앞으로 갈게(Feat. 엘로)' 두 곡이 담긴 이번 싱글에서 이목을 끄는 지점은 리듬파워의 달라진 음악 색깔이다. 멤버들은 "힘을 빼고,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을 만들려고 했다"고 입을 모았다.
"기존 리듬파워 노래는 파이팅에 파이팅을 얹은 느낌이었죠. 이번엔 힘을 많이 뺐어요. 신나긴 하지만 듣기 편하게 만들려고 했고, 그러면서도 리듬파워 특유의 색을 잃지 않으려고 했죠." (행주)
리듬파워는 내년 데뷔 후 첫 정규앨범을 발매해 이전보다 한층 발전한 음악을 들려줄 계획이다.
"사람들에게 계속 기대감을 심어주는 팀이 되고 싶어요. 저희가 만드는 콘텐츠는 결국 음악이잖아요. 지금 당장 체력적으로 힘들어도 멈추지 않고 음악 작업을 해서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싶어요." (보이비)
"저희가 아직 정규 앨범을 낸 적이 없어요. 스물 셋부터 클럽에서 공연했는데, 첫 공연을 한 시점으로부터 10년이 되는 내년에 정규 1집을 발매하면 의미가 깊을 것 같아요." (지구인)
"'리듬 파워는 이런 팀'이라는 걸 정규 앨범으로 보여주려고 해요. 많이 기대해주세요." (행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