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KCC 이정현(사진 오른쪽)이 10일 오후 전주에서 열린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전에서 안드레 에밋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KBL)
"결속력을 다지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21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 위기까지 몰렸던 지난 9월 원주 DB와의 홈 경기는 전주 KCC 선수들에게 좋은 보약이 됐다.
KCC의 간판스타 이정현은 10일 오후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와의 홈경기에서 94-87 팀 승리를 이끈 뒤 "어제 경기가 끝나고 선수들끼리 얘기를 많이 했다. 크게 이기고 있다고 안일하게 경기를 했다. 서로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했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이겨서 좋은 경험이 됐다. 결속력을 다지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정현은 이날 3점슛 3개를 포함, 16점 7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찰스 로드(25득점), 안드레 에밋(18점), 송교창(14점)까지 총 4명이 두자릿수 득점을 올렸고 전태풍은 7점 8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KCC는 전반 막판 점수차를 두자릿수로 벌렸다. 전자랜드는 브랜든 브라운을 앞세워 반격을 펼쳤지만 고비 때마다 이정현을 비롯한 KCC 선수들의 득점이 터졌다.
주전이 빠진 4쿼터 막판에는 KCC의 경기력이 다소 불안했지만 승부가 뒤집힐 정도로 시간 여유가 많지는 않았다. 오히려 전자랜드가 흐름을 뒤집기 위해 집중한 3쿼터 중반 이후 승부처에서 버티고 또 버틴 KCC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추승균 KCC 감독도 모처럼 환하게 웃었다. 경기 초반 신인 유현준을 비롯해 김민구, 송창용 등 식스맨들을 주전으로 기용해 주축 선수들의 체력을 비축한 것이 후반 싸움에 큰 힘이 됐다. 추승균 감독은 "1쿼터에 식스맨들이 퍼펙트하게 해줬다. 그래서 2~4쿼터에 주전들의 힘이 남았다. 아주 만족스러운 경기"라고 평가했다.
프로농구 자유계약선수(FA) 역대 최고 보수인 9억2천만원을 받고 KCC로 이적한 이정현의 새 여정도 어느덧 정규리그 2라운드를 마치고 3라운드로 접어들었다. 이정현의 적응 속도에 따라 KCC의 전력도 점점 더 안정을 찾아갈 것이다.
이정현은 "개막전부터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2개월이 지났다. 선수들의 특성도 파악했고 많이 적응했다. 서로 좋아하는 플레이를 잘하도록 도와주고 있다. 나도 도움을 많이 받는다"며 "무엇보다 추승균 감독님께서 쿼터마다 선수 역할을 잘 나눠주신다. 내 경기력이 좋지 않을 때도 믿고 기용해주셔서 책임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KCC는 공격적인 색깔이 매우 짙은 팀이다. 이정현은 단점보다 장점을 극대화하는 농구를 계속 펼쳐나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정현은 "공격 성향이 강한 선수가 많다 보니까 공격이 풀리지 않을 때 수비로 이겨내는 게 부족한 것 같다"며 "그렇지만 단점만 생각하면 안될 것 같다. 우리는 공격 농구를 하니까 장점을 살리는 방안을 생각해야 할 것 같다. 서로 역할을 잘 맞춘다면 더 좋은 팀이 되지 않을까. 가능성이 많은 팀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