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겨울 AI가 발생한 경기지역의 한 농가에서 방역요원들이 가금류를 살처분하고 있다. (사진=자료사진)
평창동계올림픽을 한 달여 앞두고 국내 최대 산란계 농장 밀집지역인 경기도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함에 따라 방역당국에 초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발생농장 주변뿐만 아니라 전국 모든 산란계 농장에 대해 계란 출하에 따른 방역조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3일 경기도 포천군 소재 산란계 농장에서 신고된 AI 의심축은 H5N6형으로 확인됐고, 고병원성 여부는 현재 정밀 검사중이라고 4일 밝혔다.
또한, 올 겨울들어 고병원성 AI가 전남과 전북지역의 오리농장에서 9건이 발생했지만 이번에 처음 산란계 농장에서 발생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사상 최악의 피해를 가져왔던 지난해 AI가 산란계 농장을 중심으로 확산됐던 것을 염두에 둔 분석이다.
당시 AI는 2016년 11월 16일 발생해 2017년 1월 3일까지 단기간에 전국에 걸쳐 317건 발생하는 등 그해 5월까지 이어졌다.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은 "(다음달 9일부터 시작되는)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국내 최대 산란계 농장 밀집지역인 경기도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지역적으로나 시기적으로 AI 상황과 대응이 매우 중요한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는 전국의 산란계 농장에 대해 주1회 간이키트 검사를 실시하고, 이상이 없는 경우에 한해 계란 반출을 허용하기로 했다.
또, 지방자치단체에 사전 등록, 신고한 유통 상인에게만 계란 반출을 허용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계란 운반차량의 농장 출입을 원천적으로 막기 위해 인근에 거점 환적장(GP센터)을 설치하고, 계란 반출은 주2회로 제한할 방침이다.
특히, 인근 농장으로 AI가 쉽게 전파될 위험성이 높은 산란계 밀집사육단지에는 이동통제 초소를 설치하고 통제단을 배치해 차량 관리 등 방역을 강화할 예정이다.
여기에, 강원지역에 대해선 평창올림픽이 끝날 때까지 모든 가금류의 유입을 금지하도록 했다.
한편, 정부는 이번 겨울들어 AI 예방을 위해 발생 위험도가 높은 철새도래지와 밀집사육지역, 전통시장, 가든형 식당, 계란집하장 등을 8대 방역취약 중점관리대상으로 설정하고 특별 관리해 왔다.
오리 농장에 대해서는 정밀 검사 빈도를 2주 1회에서 1주 1회로 강화하고, 출하 오리의 도축장 정밀검사도 당초 10%에서 30%까지 확대했다.
또, 계열화사업자 소속 농장에서 H5형 항원이 검출되는 즉시 전체 사업장과 소속농장에 이동중지명령을 내리는 등 계열사업자의 책임도 강화했다.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은 "이처럼 강화된 방역조치에도 불구하고 계속해 AI가 발생함에 따라, 앞으로 추가 확산 방지를 위해 보다 강도 높은 방역대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