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1급기밀'의 한 장면(사진=리틀빅픽처스 제공)
방산비리를 다룬 첫 한국영화 '1급기밀'이 이명박 정부 시절에 기획·제작된 이래 8년 만에 빛을 본다. 오는 24일 개봉하는 김상경·김옥빈 주연의 '1급기밀'이다.
영화 '1급기밀'을 연출한 홍기선 감독은 촬영을 마친 뒤인 지난 2016년 12월 15일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홍 감독의 유작이 된 '1급기밀'은 그가 8년간 준비해 온 작품이다. 지난 2009년 '이태원 살인사건' 개봉 직후 '1급기밀' 시나리오를 작업했고, 이듬해 본격적으로 기획·제작에 나섰다.
알다시피 이 영화가 기획·제작된 때는 이명박 정부 시절이었다. 이와 관련해 영화계는 "다수의 방산비리와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 재임 당시에 방산비리를 본격적으로 다루는 영화를 준비했다는 것만으로도 용기 있는 행동이 아닐 수 없다"고 평한다.
그 시절, 이 영화의 제작에는 많은 난관이 있었다. 민감한 소재라는 이유로 모태펀드에서 투자를 거부당하고, 지역영상위원회와 개인투자자들의 도움으로 어렵게 촬영에 들어갔다. 그렇게 박근혜 정부 시절에 촬영을 마쳤고, 홍 감독의 뜻을 이어받아 이은 감독이 후반 작업을 마무리한 뒤 개봉하는 것이다.
영화 '1급기밀'은 실제 사건들을 모티브로 방산비리를 전면에 내세웠다.
국방부 군수본부 항공부품 구매과 과장으로 부임한 박대익 중령(김상경)에게 어느 날 공군 전투기 파일럿 강영우 대위가 찾아와 전투기 부품 공급 업체 선정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다. 이에 대익이 부품구매 서류를 확인하던 중 유독 미국의 에어스타 부품만이 공급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그런데 내부고발을 한 강영우 대위가 전투기 추락 사고를 당한다. 이를 조종사 과실로 만들어 사건을 은폐하는 과정을 지켜본 대익은 큰 충격을 받는다. 그는 은밀한 뒷조사 끝에 차세대 전투기 도입과 관련해 미 펜타곤과 국방부 사이에 진행되는 모종의 계약을 접한다.
결국 대익은 시사 고발 프로그램 기자 김정숙(김옥빈)과 손잡고, 군복 뒤에 숨어 국익이라는 미명 아래 벌어지는 방산비리의 만행을 폭로하기로 결심한다.
이 영화는 지난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평점 10점 만점에 9.5점을 받으며 평단과 대중의 폭넓은 공감대를 얻었다.
시사회 등을 통해 영화를 미리 접한 한 관객은 "내가 모르는 사실이 이렇게나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러한 비리를 폭로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막연했던 사건이 가까이 와닿는 느낌이었다" "과연 내가 이 영화를 안 봤으면 이런 걸 알았을까. 그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지루하지 않고 짜임새 있게 잘 만들었다" 등의 호평도 눈에 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