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여왕' 김연아는 은반을 떠났다. 더는 올림픽에서 그의 모습을 볼 수 없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새로운 스타가 탄생할 예정이다. 그리고 그 주인공으로는 러시아의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18)와 알리나 자기토바(15)가 손꼽힌다.
메드베데바는 주니어 시절에 이어 시니어 무대에서도 최고의 선수로 군림하고 있다. 메드베데바는 2014-2015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에 이어 2015-2016시즌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까지 정상에 올랐다. 주니어 파이널 이후 시니어 파이널을 곧바로 우승한 역대 세 번째 선수다.
김연아의 기록을 넘어선 것도 메드베데바다. 그는 쇼트 프로그램(80.85점)과 프리 스케이팅(160.46점), 그리고 종합(241.31점) 점수에서 모두 세계신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전까지 프리와 종합 점수 최고점은 김연아가 기록 중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부상으로 다소 주춤했다. 2017-2018시즌 ISU 시니어 그랑프리 1, 4차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이후 오른쪽 발등 미세 골절 진단을 받았다. 결국 4차 대회 이후 국제대회에 나서지 못했다. 그랑프리 파이널도 부상으로 기권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올림픽을 앞두고 상태가 많이 호전됐다. 메드베데바는 자신의 SNS에 훈련 모습을 공개하며 부상에서 회복됐음을 알렸다.
메드베데바가 부상으로 주춤한 사이 자기토바가 무섭게 성장했다. 특히 자기토바는 21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메가스포츠 아레나에서 열린 ISU 유럽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에서 157.97점을 받아 쇼트 프로그램(80.27점)을 합한 총점 238.24점으로 메드베데바(232.86점)를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3년 연속 유럽선수권대회 우승을 노렸던 메드베데바는 후배 자기토바에 막혀 꿈이 무산됐다.
자기토바는 지난해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맛보고 올 시즌 시니어 무대로 전향했다. 메드베데바와 마찬가지로 시니어에서도 기세를 이어갔다. 그랑프리 대회에서 두 차례 정상에 올랐고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도 당당히 우승을 맛봤다. 세계신기록 보유자인 메드베데바도 상대가 자기토바라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평창에서 펼쳐질 메드베데바와 자기토바의 진검승부. 과연 평창에서 '피겨 여왕' 대관식을 치를 주인공은 누가 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