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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금강산 문화행사 일방적 취소 "진정어린 조치 모독"

통일/북한

    북, 금강산 문화행사 일방적 취소 "진정어린 조치 모독"

    "남측 언론들이 내부 경축행사까지 시비"

    현송월 단장을 비롯한 북한 예술단 점검단이 22일 방남 일정을 마친 뒤 경기도 파주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북으로 돌아가고 있다. (사진=자료사진/박종민기자)

     

    북한이 우리 언론들의 비판적인 보도 논조를 문제삼아 남북 합동문화공연을 취소하겠다고 밝히면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 발표 이후 숨가쁘게 순항해오던 남북관계에 급제동이 걸렸다.

    정부는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와 관련해 열기로 했던 예술단과 태권도시범단 공연 등 다른 교류 행사들에도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북한은 29일 밤 일방적으로 통지문을 보내 다음달 4일 금강산에서 열기로 했던 남북 합동문화공연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29일 "오늘 밤 10시 10분 쯤 남북고위급회담 북측 단장 명의 통지문을 통해 2월 4일 금강산에서 진행하기로 합의했던 남북 합동문화공연을 취소한다고 알려왔다"고 밝혔다.

    북한은 갑작스런 취소 이유와 관련해 우리 언론들의 보도를 문제삼았다.

    통일부는 "북한이 통지문에서 우리측 언론들이 평창올림픽과 관련해 북한이 취하고 있는 진정 어린 조치들을 모독하는 여론을 계속 확산시키고 있는 가운데, 북한 내부의 경축행사까지 시비해 나선 만큼 합의된 행사를 취소하지 않을 수 없다고 언급했다"고 말했다.

    북한은 '앞으로는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하면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여론을 희석화시키고 뒤로는 핵개발을 계속 하고 있다'는 식의 보수 야당의 주장과 언론들의 보도 내용을 문제삼고 나온 것으로 보인다.

    또 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을 위한 전세기 운항과 금강산 문화행사에 필요한 경유 수송 등 정부의 지원 조치가 대북 제재 위반 논란이 있다는 등의 최근의 언론 보도도 트집 잡았을 수 있다.

    특히 '내부 경축행사'를 언급한 부분은 2월 8일로 예정된 건군절을 의미하는 것으로, 북한이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평창 동계올림픽 바로 전날 대규모 열병식을 거행하면서 핵무기 보유국임을 과시하려 한다는 비판적인 여론이 강하게 일었었다.

    북한의 취소 통보에 통일부는 일단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통일부는 "이러한 북한의 일방적 통보로 남북이 합의한 행사가 개최되지 못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어렵게 남북관계 개선에 첫 발을 뗀 상황에서 남과 북 모두 상호 존중과 이해의 정신을 바탕으로 합의한 사항은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금강산 합동문화공연 취소가 남북이 합의했던 다른 교류 행사들에는 영향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언급이다. 하지만 북한이 비판 여론을 계속 문제삼을 경우 장담할 수 없을 것으로 우려된다.

    남북은 이르면 오는 31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북한 마식령스키장에서 남북한 스키 선수 공동훈련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어 삼지연관현악단 140여 명으로 구성된 북한 예술단은 다음달 8일과 11일 각각 강릉과 서울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응원단과 태권도 시범단도 올림픽 개막전에 방남할 예정이며, 태권도 시범단은 서울과 평창에서 시범공연을 펼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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