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아디다스?' 북한 쇼트트랙 대표팀 윤철 감독이 2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공식 훈련에서 선수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삼선 무늬의 운동화가 눈에 띈다.(강릉=노컷뉴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나서는 북한 선수단은 어떤 복장일까. 각 출전 국가는 후원 계약을 맺은 유명 스포츠브랜드의 의류와 신발을 착용한다. 그렇다면 북한 선수단은 어떨까.
지난 1일 양양국제공항을 통해 방남, 강릉선수촌에 입촌한 북한 선수단은 털모자에 코트 차림의 정장 단복을 입었다. 남자는 검은 계통, 여자는 붉은 계통의 코트였고, 왼쪽 가슴에는 인공기가 박혀 있었다.
2일 첫 공식 훈련에 나선 북한 선수단은 정장 차림이 아닌 트레이닝복에 운동화를 신었다. 하얀 색과 붉은 색이 섞인 운동복에 흰색 운동화 차림이었다.
북한 선수단의 운동화를 보면 옆 부분에 대각선 삼선 무늬가 그려져 있다. 전세계적인 스포츠브랜드 아디다스의 상징과 비슷하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아디다스의 제품이 아니다. 운동화 옆 바깥 부분에는 삼선 무늬 뒤에 날개 모양의 문양도 있다. 뒤꿈치에는 한굴로 '류원'이라고 쓰여 있다.
북한 선수단의 신은 신발은 옆면에 삼선 무늬가 새겨진 가운데 뒤꿈치에는 '류원'이라는 한글이 쓰여 있다.(강릉=노컷뉴스)
바로 북한의 자국 스포츠 브랜드인 류원 제품이다. 류원은 지난 1995년 재미교포의 협력 속에 등산용 신발을 주로 생산해오다 의류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지난해 10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평양시 만경대 구역에 있는 류원 신발공장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이 신발공장은 김 위원장이 지난 2015년 1월 대대적인 리모델링 공사를 지시할 정도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낸 곳이다.
지난해 방문 때 김 위원장은 "세계적으로 이름난 운동 신발과 당당히 견줄 수 있다"고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공장에는 나이키와 리복 등 세계 유수의 브랜드와 거의 흡사한 로고가 붙은 운동화가 전시돼 '짝퉁'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번 북한 선수단이 신은 운동화 역시 아디다스 상표와 비슷하다. 자세히 살펴보지 않는다면 아디다스 운동화로 여길 가능성이 적잖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북한 쇼트트랙 대표팀의 최은성이 2일 오후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첫 훈련을 하자 북한 관계자가 촬영을 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다행히(?) 북한 선수단의 트레이닝복은 오해의 소지가 덜하다. 날개 문양의 류원 로고가 오른쪽 가슴 부분에 있다. 등에는 북한의 영문명이 새겨졌고, 인공기가 왼쪽 가슴에 새겨져 그럭저럭 차별성을 띄고 있다.
이날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훈련을 한 쇼트트랙 대표 최은성, 정광범은 미국 페닝턴사의 스케이트 화와 네덜란드 메이플 사의 스케이트 날을 신고 빙판을 달렸다. 홍보 업무를 맡은 것으로 보이는 관계자는 일본 소니 제품의 촬영 장비를 사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