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찍어버리겠다'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 구안 지아웬 전력 분석 코치가 5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진행된 한국 대표팀의 훈련 장면을 카메라로 촬영하고 있다.(강릉=노컷뉴스)
2018 평창동계올림픽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훈련이 진행된 7일 강원도 강릉아이스아레나. 이날 관중석에는 예의 열심히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인원들이 눈에 띄였다.
바로 중국과 헝가리 등 경쟁국가 선수단의 전력 분석원이었다. 이들은 전날 강릉영동대에서 진행된 대표팀의 강릉 입성 뒤 첫 훈련도 매의 눈으로 지켜봤다. 한국 대표팀의 국가대표 출신 김문정 비디오 분석원도 함께 했다.
이들이 중점을 두고 촬영하는 대상은 사뭇 달랐다. 헝가리 분석원은 주로 남자 대표팀의 움직임을, 중국 분석원은 여자 대표팀의 모습까지 예의 주시했다.
경쟁 상대기 때문이다. 헝가리는 이번 대회에서 샤오린-샤오앙 등 이른바 '류 형제'를 앞세워 메달을 노리고 있다. 헝가리 분석원은 "어떤 선수를 주목하느냐"고 묻자 "영어를 잘 하지 못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도 "남자 대표팀인가?"라는 말에는 고개를 끄덕였다.
중국 전력 분석원인 구안 지아웬 코치 역시 영어를 거의 하지 못했다. 그러나 옆에 있던 김문정 분석원의 도움으로 대화를 나눴다.
역시 선수 출신인 구안 코치는 특히 여자 대표팀의 계주 훈련 모습을 신경을 써서 카메라에 담았다. 주자가 교체되는 장면을 집중 촬영했고, 노트북에 영상을 옮겼다.
중국 전력 분석 코치가 한국 대표팀의 훈련 영상을 노트북에 담는 모습(위)과 헝가리(오른쪽부터), 중국, 한국 전력 분석원이 대표팀 훈련을 촬영하는 모습.(강릉=노컷뉴스)
과연 어떤 선수를 가장 경계할까. 구안 코치는 "역시 최민정을 가장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민정은 올 시즌 4번의 국제빙상연맹(ISU) 월드컵 시리즈에서 500m와 1000m, 1500m 랭킹 1위다. 여기에 최민정이 이끄는 한국 3000m 계주 역시 중국에 앞선 1위다.
그 다음으로 나온 이름은 심석희.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계주에서 중국을 제치고 역전 우승을 일궈낸 주역이다. 최민정과 대표팀 쌍두마차인 심석희는 실력에 경험까지 갖춰 이번 여자 대표팀의 주장을 맡고 있다.
중국 여자 대표팀은 올 시즌 월드컵 시리즈 개인전에서는 부진하다. 이른바 '나쁜 손'으로 잘 알려진 판커신이 500m 7위, 한위퉁이 1500m 8위에 올라 있다. 그러나 계주에서는 한국에 이어 2위다. 2차 대회에서 한국을 제치고 우승했다.
하지만 남자 대표팀도 경계하지 않는 게 아니다. 구안 코치는 "최민정, 심석희 외에도 모든 선수들의 영상을 담고 있다"고 강조했다.
구안 코치의 말을 전해들은 선수들의 반응은 어떨까. 최민정은 "중국이 경계하고 있다"는 말을 듣더니 "음, 그러면 나도 견제받지 않도록 대비를 하겠다"며 자신있게 답했다.{RELNEWS:lef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