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를 가리자' 10일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개인 처음이자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첫 금메달에 도전하는 막내 황대헌(왼쪽)과 임효준.(이한형 기자)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 소식을 안겨줄 주인공은 누가 될까. 효자 종목 한국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낭보를 전해올 가능성이 높다.
바로 '겁없는 막내' 황대헌(19 · 부흥고)과 '부활한 천재' 임효준(22 · 한체대)이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 생애 첫 올림픽, 그것도 안방에서 열리는 꿈의 무대에서 대한민국 선수단 최초의 금메달이라면 결코 놓칠 수 없는 승부다.
둘은 10일 오후 7시부터 시작되는 1500m 경기에 나선다. 황대헌은 북한의 최은성, 중국 단거리 간판 우다징 등과 예선 3조에 편성됐다. 임효준은 헝가리의 신성 샤오앙 류 등과 4조에 배정됐다.
황대헌과 임효준은 올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1500m 랭킹 1, 4위에 올라 있다. 황대헌은 2, 3차 대회 정상에 올랐고, 1차와 4차 대회에서는 준우승을 거뒀다. 임효준은 1차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4차 대회도 결승까지 올랐지만 몸싸움으로 페널티를 받아 실격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쇼트트랙 대표팀 황대헌은 안정된 선두권 레이스가 강점으로 꼽힌다.(사진=대한빙상경기연맹)
월드컵 성적으로만 보면 황대헌이 우위에 있다. 황대헌은 대표팀 막내임에도 거침없는 질주로 에이스의 자리에 올랐다. 서울 목동링크에서 열린 4차 대회 때도 1500m와 1000m 은메달을 따내며 남자 대표팀에서 유일한 개인전 메달리스트가 됐다.
기량도 기량이지만 겁을 모르는 상남자다운 패기가 강점이다. 고교생으로 가장 큰 무대인 올림픽에 나서는데도 황대헌은 긴장감이 없다. "(1500m 금메달 예상은) 신경쓰지 않는다"면서 황대헌은 "모든 경기가 똑같은 선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한다"며 10대답지 않은 의젓한 모습을 보였다.
임효준은 월드컵 성적에서는 뒤지지만 부상 변수가 있었다. 1차 대회에서 임효준은 황대헌을 제치고 1500m와 1000m 등 2관왕에 올랐다. 이후 허리 부상으로 2, 3차 대회를 쉬었고, 4차 대회에야 복귀했다. 비록 개인전에서는 부진했으나 5000m 계주의 마지막 주자로 나서 폭풍 스퍼트로 3년 만의 계주 우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천재의 부활에 마침표를 찍을 기회다. 임효준은 초등학교 4학년 때 6학년 형들을 제치고 종별선수권에서 우승하고 중학교 3학년 때는 동계유스올림픽에서 금, 은메달을 따내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정강이뼈와 발목 인대, 허리 등 7번의 수술을 하는 등 지독한 부상에 울었다. 이후 모진 재활 끝에 기어이 꿈의 올림픽 무대를 밟은 것이다. 임효준은 "힘들게 올림픽에 나선 만큼 후회없는 경기를 펼치겠다"는 다짐이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쇼트트랙 대표팀 임효준의 훈련 모습. 이한형 기자
전망은 갈린다. AP통신과 미국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 등 해외 언론은 황대헌이 이번 대회 1500m 등 2관왕에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영국 BBC 윌프 오라일리 해설위원은 "둘 모두 강력한 선수"라면서도 임효준을 주목하고 있다.
김선태 대표팀 감독은 "황대헌은 어린 나이지만 체력이 좋아 레이스를 앞에서 이끌어갈 줄 알고 안정적으로 펼친다"면서 "임효준은 순발력이 좋아 순간 스피드가 빠르다"고 비교했다. 이어 "둘 다 모두 장점이 있는 선수"라면서 "그래도 세계 1~8위 정도의 선수는 누가 우승을 해도 이상하지 않기 때문에 긴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겁없는 상남자 스타일의 막내 황대헌과 부활한 감성 천재 임효준. 과연 생애 첫 올림픽, 또한 평창 대회에서 한국 선수단의 첫 금메달의 영광을 누가 차지할지 지켜볼 일이다.{RELNEWS:lef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