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설날 함께 할까요?'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 중인 남북한 선수단이 오는 16일 민족의 명절 설날에 합동 차례를 지내는 방안이 검토 중이다. 사진은 쇼트트랙 북한 정광범(왼쪽부터), 최은성과 한국 여자 대표팀 김예진의 훈련 모습.(사진=이한형 기자)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나선 남북한 선수단이 민족의 명절 설날에 합동 차례를 지내는 방안이 검토 중이다. 이번 대회 개막식 공동 입장과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으로 주목을 받은 데 이어 또 한번 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11일 강원도 강릉 모처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취재기자단과 간담회에서 "김일국 북한 체육상에게 설날 아침 남북한 선수들의 합동 차례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체육상이 '조금만 기다려보라'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국제대회 기간 명절 때마다 항상 오전에 제사를 지낸다"면서 "이번에는 북한 선수들도 있는 만큼 함께 하면 어떨까 싶어 제안을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올해 설날은 대회가 한창 진행 중인 오는 16일이다.
민족의 대명절인 설날에 남북 선수들이 함께 차례를 지낸다면 훈훈한 분위기가 만들어질 수 있다. 이번 대회 직전 북한의 참가가 결정되면서 다소 혼란이 있었지만 개회식에서 남북 공동 기수와 공동 입장에 이어 단일팀의 박종아, 정수현이 공동 성화 봉송자로 나서면서 전 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 김정숙 영부인, 김여정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10일 오후 강원도 강릉시 관동대 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조별리그 1차전 한국, 스위스 경기가 끝난 뒤 단일팀 선수들과 기념촬영을 갖고 있다. 이한형기자
또 북한 최고 권력자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친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고위 인사들도 개회식에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10일 김여정 부부장이 함께 단일팀 경기를 응원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남북 선수단의 합동 차례는 훈풍을 더할 수 있다.
이 회장은 "정부 쪽의 의견보다 체육 인사들끼리 자연스럽게 얘기하다가 제안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만약 하게 된다면 설날 아침 코리아하우스에서 합동 차례가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남북한 행사라 북한 선수단으로서는 상부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김일국 체육상이 이 회장에게 "조금 기다려달라"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해석된다.
다만 남북 화해 모드가 흐르고 있어 합동 차례 가능성은 높아보인다. 과연 민족의 명절 설날을 남북 선수들이 함께 지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NEWS:lef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