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50) 삼성전자 부회장의 상고심 재판에 대법관 출신인 차한성(64·사법연수원 7기) 변호사가 변론을 맡는다.
2일 법원 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의 변호를 맡는 법무법인 태평양은 지난달 26일 차 변호사 등 소속 변호사 6명의 선임계를 대법원에 제출했다.
2014년 3월 대법관을 퇴임한 차 변호사는 법원행정처 차장과 법원행정처장 등 법원 내 요직을 거친 '정통 엘리트 법관'이다. 퇴임 후 태평양에 자리를 잡았지만, 고위직 판사의 '로펌 취업제한 3년' 규정에 따라 공익변론활동을 수행하는 태평양 산하 공익법인 '동천'에서 활동했다. 3년이 지난 지난해 3월부터는 사건을 수임해 변론하고 있다.
차 변호사의 변호인단 합류는 상고심에서 치열한 법리논쟁이 예상되는 만큼 대법관 출신을 전면에 내세워 고비를 넘어 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이 부회장의 상고심 사건이 임시 배정된 대법원 2부에 속한 대법관들과의 관계도 일부 고려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대법원 2부 소속인 고영한 대법관과 김소영 대법관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차 변호사와 함께 대법관을 지낸 인물이다. 고 대법관은 차 변호사의 뒤를 이어 법원행정처장을 맡은 인연도 있다.
2부 소속인 권순일 대법관도 차 변호사와 인연이 깊다. 권 대법관은 대법관 취임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지냈는데, 당시 법원행정처장이 차 변호사였다.
2부 소속 4명의 대법관 중 3명이 차 변호사와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는 셈이다.
이 부회장 사건의 쟁점이 많은 만큼 대법관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합의체에 회부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전원합의체 재판에 참여할 김창석, 김신 대법관도 차 변호사와 함께 대법관을 지냈다.
대법원의 재판은 상고 직후부터 양측이 의견서를 제출하며 치열한 서면공방을 벌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대법관 4명으로 구성된 소부에서 의견일치가 되지 않으면 김명수 대법원장을 포함한 13명의 대법관이 심리하는 전원합의체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이 부회장 사건은 ▲ 이른바 '안종범 수첩'의 증거능력 유무와 ▲ 삼성이 최순실 씨 측에 지원한 자금이 '재산국외도피죄'에 해당하는지 ▲ 뇌물공여의 원인인 '삼성 승계작업'이라는 현안이 실제 존재했는지 등이 주요 쟁점 사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