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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들이 서로 김도수와 같은 팀 하겠다고 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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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료들이 서로 김도수와 같은 팀 하겠다고 했었죠"

    KBL 고양 오리온 주장 김도수 은퇴식…추일승 감독 "좋은 지도자 될 것"

    고양 오리온의 주장 김도수(사진 오른쪽)가 10일 오후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된 자신의 은퇴 행사에서 동료 허일영에게 기념 액자를 전달받았다 (사진 제공=KBL)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의 주장 김도수에게 10일 오후 경기도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와의 경기는 특별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코트를 떠나는 김도수가 2004년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몸담았던 구단이 바로 전자랜드다.

    전반전이 끝나고 오리온 구단이 마련한 김도수의 은퇴 행사가 열렸다. 김도수는 "프로에 데뷔한 팀이 전자랜드였고 은퇴식을 하는 날 상대가 전자랜드라는 게 참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은퇴 기념 영상에는 김도수를 "동료들의 영혼을 깨우고 심장을 뛰게 하는 선수"라고 소개한 추일승 오리온 감독의 말이 담겼다.

    은퇴하는 선수의 경력을 함축할 때 이처럼 팀 동료에게 좋은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를 받는 경우는 흔치 않다. 김도수는 코트 밖에서의 평가가 누구보다 좋았던 선수다.

    추일승 감독은 김도수와의 첫 만남을 묻는 질문에 "김도수는 구로중학교 시절 처음 봤다"며 "똘똘한 가드가 한명 있었는데 그게 바로 김도수였다. 고등학교 때 키가 엄청 자랐다"고 웃으며 답했다.

    김도수와 추일승 감독의 인연은 각별하다. 김도수는 2005-2006시즌 도중 부산 KTF(현 KT)로 트레이드됐다. 추일승 감독은 당시 KTF의 지휘봉을 잡고 있었다.

    추일승 감독과 김도수는 돌고 돌아 오리온에서 다시 만났다. 2006-2007시즌 KTF에서 이루지 못했던 우승의 목표를 2015-2016시즌 오리온에서 함께 이뤘다.

    김도수는 '컷인 플레이'의 달인으로 유명했다. 공 없이 기습적으로 수비의 뒷 공간을 파고드는 능력이 탁월했다. 동료의 패스가 잘 연결되면 어김없이 득점으로 이어졌다.

    고양 오리온의 주장 김도수가 10일 오후 고양실내체육관에서 가족과 함께 오리온 구단이 마련한 은퇴 행사에 참석했다 (사진 제공=KBL)

     



    추일승 감독은 "김도수는 요즘 말로 'BQ(바스켓볼 I.Q)'가 참 높다. 슈팅가드로 기용하면 활용폭이 참 다양했다. 움직이는 타이밍과 패스를 건네는 타이밍이 기막혔다. 팀 자체 연습경기를 하면 특히 외국인선수들이 서로 김도수와 같은 팀을 하겠다고 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도수는 고질적인 허리와 발목 부상 때문에 화려한 경력을 남기지는 못했다.

    김도수는 2013-2014시즌 중반부터 5시즌동안 오리온에서 총 101경기 출전에 머물렀다. 그래도 오리온은 김도수의 가치를 내려놓을 수 없었다.

    추일승 감독은 "그동안 발목 부상이 심각했다. 자기 관리를 잘했기 때문에 버텼다. 정말 안 좋은 몸 상태로 끝까지 잘 버틴 선수로 2명이 기억난다. 조동현과 김도수다"라고 말했다.

    현재 부산 kt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조동현 감독은 현역 시절 무릎 연골이 닳아 없어질 정도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특유의 근성으로 프로 무대에서 이름을 날렸다.

    추일승 감독은 김도수가 훗날 뛰어난 지도자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엔트리에 포함되지 않아도 원정 때마다 김도수를 다녔다. 김도수가 있고 없고에 따라 벤치의 분위기 자체가 달라진다"며 "리더십이 뛰어나 후배들이 잘 따른다. 언젠가 좋은 지도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은퇴 행사에는 김도수의 아내와 두 딸이 참석해 의미있는 장면을 연출했다. 오리온은 '캡틴'의 은퇴 행사를 지켜보기 위해 평소보다 하프타임 미팅을 일찍 끝냈다. 추일승 감독과 허일영, 최진수 등이 다양한 선물을 건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김도수는 울먹이며 "팬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은퇴식을 할 수 있게 해준 오리온 구단과 추일승 감독님께도 감사드린다. 우리 후배들이 팀을 잘 이끌어 좋은 오리온의 명예를 이어가면 좋겠다. 아버지와 어머니, 아내와 두 딸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김도수는 오리온이 78-62로 크게 앞선 4쿼터 종료 3분20초를 남기고 코트를 밟았다. 리바운드 2개를 잡았다. 마지막 회심의 슛 시도가 불발되자 김도수도, 팬들도 아쉬워 했다. 오리온은 83-71로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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