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 (사진 제공=KBL)
"한 5번 움찔 했습니다"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의 유도훈 감독은 18일 오후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전주 KCC와의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진땀을 흘려야 했다.
전자랜드가 1점차로 앞선 경기 막판 KCC 안드레 에밋이 골밑으로 파고들어 레이업을 던졌다. 에밋 앞에 브랜든 브라운이 서있었지만 에밋의 슛 시도에 큰 위협이 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에밋은 결정적인 슛을 놓쳤고 승부는 전자랜드의 75-74 승리로 마무리됐다.
유도훈 감독은 마지막 수비 장면을 두고 "한 5번 움찔했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에밋의 슛 실패를 떠나 수비 과정에서 결정적인 실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유도훈 감독은 "에밋에게 디나이(공격수가 공을 잡지 못하게 하는 수비)를 하는 게 목표였는데 그게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효근과 김상규는 KCC가 스크린하는 과정에서 스위치를 잘못 해 둘 다 에밋을 놓쳤다. 밖으로 빠져나오는 에밋을 곁에 있던 차바위마저 견제하지 못했다.
아찔한 장면이었다. 에밋은 왼쪽 45도 지역에서 편하게 공을 잡았고 그대로 돌파했다. 하지만 평소였다면 넣었을 레이업을 놓치고 말았다.
그래도 유도훈 감독은 선수들을 크게 탓하지는 않았다. 이겼기 때문이다. 또 유도훈 감독이 6강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선수들에게 유일하게 강조한 말은 "지나간 일은 잊고 다음에 집중하자"는 것이다.
정말 극적인 승부였다.
전자랜드는 마지막 수비 장면 말고도 아찔한 장면을 또 연출했다. 73-72로 앞선 4쿼터 막판 브라운이 실책을 범한 것이다. KCC가 스틸로 따낸 공격권은 찰스 로드의 자유투 2득점으로 연결됐다. 하지만 브라운은 종료 4.1초 전 직접 역전 득점을 넣어 승리의 주역으로 우뚝 섰다.
추승균 KCC 감독은 패배의 원인을 마지막 1분에서 찾지 않았다.
KCC가 70-67로 앞선 종료 2분32초 전, 브라운이 자유투 2개를 모두 놓쳤다. KCC에게는 행운. 하지만 전자랜드 정효근이 공격리바운드를 잡았다. 차바위가 슛을 놓쳤으나 이번에는 김상규가 공격리바운드를 잡았다. 결국 브라운의 득점으로 이어졌다.
전자랜드는 69-70으로 추격한 종료 1분35초 전 또 한번 결정적인 공격리바운드를 잡았다. 브라운이 3점슛을 놓치자 외곽에서 정효근이 달려들어 공을 잡았고 반칙까지 이끌어냈다. 정효근은 자유투 2개를 모두 넣어 전자랜드의 역전을 이끌어냈다.
전자랜드를 기세를 몰아 결국 1점차 승리를 달성했다.
추승균 감독은 "전체적으로 선수들은 잘했는데 자유투 상황에서의 공격리바운드와 정효근에게 내준 공격리바운드, 그 리바운드 2개 때문에 경기가 끝났다"며 아쉬워 했다.
유도훈 감독은 "김상규와 정효근의 공격리바운드 그리고 정효근의 자유투까지 선수들이 끝까지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