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컵은 우리 것' 프로야구 10개 구단 감독과 대표 선수, KBO 정운찬 총재가 22일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미디어데이를 마치고 올 시즌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사진=노컷뉴스)
겨우내 시즌 개막을 기다렸던 프로야구 10개 구단이 다부진 출사표를 던졌다. 상위권 전력의 팀들은 우승을, 하위권 예상 팀들도 반란을 다짐했다. 특히 각 팀 선수들이 다양한 우승 공약 경쟁을 펼쳤다.
프로야구 10개 구단 감독과 대표 선수들은 22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미디어데이에서 시즌에 들어가는 각오를 밝혔다. 오는 24일 개막해 팀당 144경기 대장정이다.
일단 디펜딩 챔피언 KIA가 공공의 적으로 꼽혔다. 지난해 통합 우승을 이룬 KIA는 전력 누수가 없었고, 베테랑 정성훈이 가세했다. 김기태 감독은 "우리뿐 아니고 9개 구단 팀도 전력이 올라와 다 위협이 된다"면서도 "우승 후보는 KIA"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다른 팀들도 만만치 않았다. 지난해 준우승팀 김태형 두산 감독은 "우승은 우리가 하고 우승후보는 KIA가 맞다"고 도발했다. 조원우 롯데, 김경문 NC, 트레이 힐만 SK, 장정석 넥센 감독에 이어 지난해 8위 한화 한용덕, 최하위 kt 김진욱 감독까지 우승 가능성을 언급했다. 삼성 김한수 감독도 "3약이라고 하는데 예상을 뒤집어보겠다"고 했고, 류중일 LG 감독만 "모든 팀들이 우승할 수 있는 전력이 다 돼서 궁금하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각 팀 선수들의 우승 공약도 관심을 끌었다. 지난해 걸그룹 댄스를 추겠다는 공약을 지킨 KIA 양현종은 "이번에는 임기영 등 후배들이 했으면 좋겠다"고 슬쩍 물러섰지만 선배 나지완이 "현종이랑 댄스를 추는 것을 생각해보겠다"고 하면서 다시 얽히게 됐다.
2015, 2016년 우승팀 두산 좌완 유희관은 "우승 공약 원조는 나"라면서 "아직도 상의 탈의해 가슴에 밴드를 붙인 사진이 돌아다닌다"고 일단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우승 공약은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 때 말하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롯데 손아섭은 "우승 공약은 이대호 형이 (팬들에게 술을 사겠다고) 이미 했다"면서 "나는 술을 마시는 동안 팬들이 울면 발라드를, 웃으면 신나는 노래를 하겠다"고 밝혔다. NC 모창민은 "내년에 야구장에 새로 지어지는데 개막전 티켓을 구매해서 팬들에게 드리겠다"는 통큰 공약을 내걸었다. SK 박종훈은 "홈 구장 전광판의 빅버드를 통해 영화도 보고 밥도 먹는 자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LG 공약이 제일 많아요' LG 김현수(왼쪽)와 박용택이 22일 프로야구 미디어데이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노컷뉴스)
LG 베테랑 박용택의 공약이 가장 구체적이고 다양했다. 박용택은 "24년 만의 우승이므로 365일을 곱해 8760개의 사인볼 무료로 배포한다"고 운을 뗀 뒤 "성인 팬들 위해서는 일일 호프를 열어 선수들이 상의 탈의, 여장 등 퍼포먼스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어린이, 청소년 팬들을 위해서는 야구장에서 일일 야구 교실을 열 것"이라면서 "(적토마) 이병규, (삼손) 이상훈 코치가 말을 타고 등장하게 될 것"이라며 폭소를 자아냈다.
넥센 서건창은 "고척 스카이돔에서 번지 점프 공약이 너무 위험한지 하늘이 기회를 주지 않았다"면서 "번지 점프 대신 겨울에 1박2일로 팬들과 캠핑을 하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한화 정우람도 "홈 구장 그라운드에서 샴페인 파티를 하고 선수단이 대는 걸로 하겠다"고 지지 않았다.
하위권 팀들은 실현 불가능(?)한 공약까지 내걸었다. 삼성 강민호는 "구단의 허락을 받고 왔다"고 전제하면서 "전지훈련 때 참관을 신청하는 모든 팬들에 대해 숙박과 항공권을 제공하겠다"고 호언했다. 이어 "(홍순학) 단장님, 허락하셨잖아요?"라고 확인까지 했다.
kt의 공약이 가장 컸다. 고영표는 "지난해 꼴찌 입장으로 여기 앉아았는데 다른 구단들의 공약들이 너무 좋다"면서 "캠핑도 말하려고 했는데 먼저 다 해버렸다"고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곧이어 "앞선 팀들이 얘기한 공약을 다 지키겠다"며 기염을 토했다. 과연 어느 팀의 우승 공약이 지켜질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