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KBO리그에 진출한 NC 다이노스의 왕웨이중이 안정감 있는 투구로 정규리그 승리로 장식했다.
왕웨이중은 24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LG 트윈스와 개막전에서 선발 투수로 등판해 7이닝 6피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의 호투를 펼쳤다. 그리고 팀이 4-2로 이기면서 개막전의 승리투수가 됐다.
기대 이상의 실력을 자랑한 왕웨이중이다. 사실 그는 시범경기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노출해 과연 개막전 선발에 걸맞은지 의문 부호가 붙었었다. 지난 17일 한화 이글스와 경기에 등판해 5⅔이닝 동안 홈런 하나를 포함한 8안타를 내주고 4실점 했다. 이것이 처음이자 마지막 시범경기 등판이었다.
김경문 감독도 왕웨이중을 개막전 선발로 낙점했지만 불안 요소는 있었다. 그는 "구속이 좋고 제구도 나쁘지 않다"면서도 "지난해 거의 중간투수로 나왔기 때문에 이 부분은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이어 "감독은 선수의 좋은 면을 부각시켜 그 선수가 더 잘되게 도와야 한다. 왕웨이중은 잘 할 것이다"라며 "상황을 봐야겠지만 5이닝 이상을 던져줬으면 한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왕웨이중은 실력으로 김 감독의 기대감을 만족감으로 바꿔놨다. 왜 자신이 개막전 선발로 낙점을 받았는지 스스로 증명했다.
출발부터 순조로웠다. 왕웨이중은 1회초 LG의 1번 타자 안익훈에 공 1개만 던지며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다. 후속 타자 양석환 역시 공 3개 만에 3루수 땅볼로 요리했다. 그리고 박용택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공 9개로 1회를 마쳤다.
이날 경기의 유일한 실점은 2회초에 나왔다. 왕웨이중은 가르시아, 김현수에 연속 안타를 얻어맞고 무사 1, 3루에 몰렸다. 이어 채은성의 좌익수 뜬공 때 3루에 있던 가르시아가 홈을 밟아 1실점 했다.
하지만 더는 흔들리지 않았다. 강승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고 유강남에게 내야 땅볼을 끌어내 추가 실점을 막았다.
왕웨이중은 3회초 역시 앞선 2회와 마찬가지로 초반 두 타자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했다. 그러나 실점은 나오지 않았다. 양석환을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박용택의 타구가 병살타로 이어져 위기를 넘겼다.
NC의 탄탄한 수비는 왕웨이중의 어깨를 더욱 가볍게 했다. 5회초 또다시 선두 타자에 안타를 내줬다. 이어 도루까지 허용하며 무사 2루로 몰렸다. 이어진 유강남과 승부. 타구는 높이 떠올라 중견수 이종욱 방면으로 날아갔다. 포구에 성공한 순간 2루에 있던 강승호가 3루 베이스로 내달렸다.
이종욱은 침착하게 중계 플레이에 나선 유격수 손시헌에 공을 던졌고 손시헌은 재빨리 3루에 송구해 강승호를 잡아냈다. LG는 곧바로 비디오판독을 신청했지만 판독 결과 3루수 노진혁의 태그가 더 빨랐던 것으로 확인 돼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
왕웨이중은 7회까지 89개의 공을 던진 뒤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에 내려왔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2km였다.
LG의 외국인 투수 윌슨도 6이닝 5피안타 3볼넷 7탈삼진 2실점으로 안정감 있는 투구를 선보였지만 왕웨이중을 압도할만한 성적은 아니었다.
이날 왕웨이중의 투구를 보기 위해 7개 대만 매체에서 14명 가량의 기자가 마산구장을 찾았다. 취재 열기만큼 왕웨이중은 뜨거운 투구를 뽐냈고 개막전의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