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양키스맨!' 뉴욕 양키스의 지안카를로 스탠튼이 30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2018 메이저리그 개막전에서 팀이 5-1로 앞선 9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쐐기 솔로포를 터트렸다. 스탠튼은 이날 멀티 홈런으로 팀의 완승을 견인했다. (사진=노컷뉴스/gettyimages)
2018 메이저리그가 30일(한국시간) 개막했다. 30개 구단이 한꺼번에 개막 첫날 경기를 준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체 구단이 같은 날 개막전을 치른 것은 1968년이 마지막. 비 때문에 2경기가 취소됐지만 개막 첫날부터 풍성한 스토리가 쏟아져 겨우내 메이저리그를 기다린 팬들을 설레게 했다.
◇ 스탠튼, 58년만에 양키스 데뷔전 멀티 홈런
양키스는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원정 개막전에서 막강한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홈런왕 애런 저지와 내셔널리그 MVP이자 홈런왕 지안카를로 스탠튼 그리고 거포 포수 개리 산체스를 나란히 2-3-4번 타순에 배치했다.
세 선수가 지난해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남긴 기록을 합산하면 무려 144홈런, 336타점.
토론토 선발 J.A 햅에게는 시련이었다.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이적한 스탠튼은 1회초 양키스 데뷔 타석에서 투런홈런을 쏘아올렸다. 5회초에는 저지가 2사 후 볼넷을 골라 출루하자 스탠튼과 산체스가 연속 2루타를 때려 타점을 쌓았다. 스탠튼은 9회초 쐐기 솔로포로 6-1 팀 승리를 결정지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에 따르면 스탠튼은 1960년 로저 매리스 이후 처음으로 양키스 데뷔전에서 멀티홈런을 달성한 타자가 됐다. 매리스는 그해 타율 0.283, 39홈런, 112타점을 기록해 아메리칸리그 MVP를 차지했다.
마이애미는 올해부터 10년동안 2억9500만달러(약 3,140억원)를 받는 스탠튼의 몸값에 부담을 느끼고 그를 양키스로 트레이드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같은 해 나란히 50홈런 이상을 기록한 타자가 다음해 한 팀에서 뛴 경우는 이번이 두 번째다. 스탠튼은 지난해 59홈런을, 저지는 52홈런을 때렸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한 팀에 속한 선수 2명이 합작한 최다 홈런 개수는 115개. 양키스의 매리스와 미키 맨틀이 1961년 각각 61홈런, 54홈런을 기록했다. 스탠튼과 저지가 새 기록을 쓸 수 있을까? 출발이 심상치 않다.
◇ 日 오타니, 美 데뷔전서 5타수 1안타투수와 타자를 겸업하는 '이도류'로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일본 출신 유망주 오타니 쇼헤이.
그는 메이저리그 공식전 첫 타석에서 들어온 초구를 때려 안타를 만들어냈다.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선보인 첫 스윙의 결과가 안타였다.
오타니는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의 원정경기에 8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2회초 2사 1루에서 상대 선발 켄달 그레이브먼이 던진 초구 직구를 때려 우전안타를 터뜨렸다.
시범경기에서 32타수 4안타 부진에 빠졌던 오타니로서는 좋은 출발. 하지만 오타니는 이후 4번의 타석에서 삼진 1개를 당하는 등 안타를 추가하지 못했다. 2루 땅볼이 2개, 1루 땅볼은 1개였다. 오클랜드는 오타니를 상대로 수비 시프트를 시도하기도 했다.
◇ 개막전 무패 행진 깨진 클레이튼 커쇼류현진이 속한 LA 다저스의 좌완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는 개막전의 황제로 통한다.
커쇼는 지난해까지 7년 연속 개막전 선발투수를 맡았고 개막전 통산 5승 평균자책점 0.99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남겼다. 다저스는 이 기간 개막전에서 단 한번도 지지 않았다.
'커쇼=개막전 승리' 공식이 올해 마침내 깨졌다.
8년 연속 개막전 선발을 맡은 커쇼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6이닝 8피안타 2볼넷 1실점 7탈삼진을 기록했다. 1점밖에 내주지 않았지만 다저스는 0-1로 졌다. 조 패닉이 5회초 커쇼를 상대로 쏘아올린 솔로포가 결승점이 됐다.
다저스의 개막전 7연승 행진도 막을 내렸다.
◇ '최지만 덕분에' 밀워키의 변칙 로스터 위력 발휘밀워키 브루어스는 개막전 로스터에 14명의 야수를 포함시켰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보통 야수 12명, 투수 13명으로 25인 명단을 구성한다.
밀워키가 이같은 변칙 로스터를 들고나온 이유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개막 3연전이 끝나고 하루 휴식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개막 3연전이 마무리되면 최소 1명의 타자가 마이너리그로 가야 한다. 미국 현지 언론은 그게 최지만일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는 밀워키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 최지만이 개막전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다. 밀워키는 무려 4명의 1루수를 보유한 채 시즌을 맞이했다.
최지만이 개막전 명단에 포함된 이유는 하나 더 있다. 그가 시범경기에서 타율 0.409, 3홈런, 10타점 맹타를 휘둘렀기 때문이다. 밀워키는 최지만의 가능성을 높게 봤다. 최지만은 첫 날부터 기대에 부응했다.
밀워키와 샌디에이고의 개막전은 연장 12회에 끝났다. 투수가 타격을 하는 내셔널리그 특성상 대타가 많이 필요하다. 밀워키는 12회 전에 에릭 테임즈, 헤수스 아길라 등 백업 1루수 겸 대타 요원들을 대거 소진했다.
하지만 타팀보다 야수가 많은 밀워키에게는 최지만 카드가 남아 있었다.
최지만은 12회초 2사 후 투수 타석 때 대타로 나서 2루타를 때렸다. 선두타자 출루 후 병살타로 인해 분위기가 식은 밀워키를 되살린 한방이었다.
다음 타자 올랜도 아르시아가 중전안타를 때렸고 최지만이 3루를 돌아 홈을 밟았다. 결승 득점. 밀워키는 2-1로 이겼다.
한편,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는 '디펜딩 챔피언'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개막전에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유니폼을 입은 오승환은 양키스와의 개막전에서 8회 등판, 1이닝 무실점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