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듀오!' 대한항공의 가스파리니와 한선수가 30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 '도드람 2017-2018 V-리그'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 4차전에서 득점을 합작하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가스파리니가 팀 승리의 가장 큰 힘이었다." (한선수)
"상대를 속이는 마법 같은 토스, 한선수는 최고의 세터." (가스파리니)
대한항공이 마침내 챔피언 결정전 우승의 한을 풀었다. '최강 듀오' 한선수와 가스파리니는 서로를 칭찬하며 우승을 즐겼다. 이 둘이 함께 있었기에 우승이 가능했던 대한항공이다.
대한항공은 30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7-2018 V-리그'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 4차전에서 현대캐피탈을 세트 스코어 3-0(25-22 25-17 25-20)으로 완파하고 창단 첫 챔피언 결정전 우승 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고도 챔피언 결정전에서 패하며 고개를 떨궜던 대한항공은 한 시즌 만에 아픔을 갚아주며 안방에서 우승 축포를 터트렸다.
두 시즌을 함께한 한선수와 가스파리니의 호흡이 빛이 발한 순간이다.
한선수는 2007년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2순위로 대한항공의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이후 그는 대한민국 최고의 세터로 성장하며 대한항공 공격의 연결고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가스파리니는 2012-2013시즌 현대캐피탈 소속으로 V-리그와 연을 맺었다. 그리고 2016-2017시즌을 앞두고 열린 트라이아웃에서 14%의 확률을 뚫고 1순위 자격을 획득한 대한항공의 지명을 받고 한선수와 한솥밥을 먹게 됐다.
한선수와 가스파리니 조합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를 합작했다. 올 시즌에는 정규리그에서 3위에 그쳤지만 챔피언 결정전 우승이라는 값진 결과를 만들어냈다.
한선수는 기자단 투표에서 29표 중 13표를 받아 MVP로 선정됐다. 가스파리니는 9표로 뒤를 이었다.
한선수는 "플레이오프가 정말 힘들었다. 그걸 이겨내고 올라와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며 "선수들이 뭉쳐서 이룬 승리라 기분이 더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승을 합작한 가스파리니에 대해서는 "최고이자 우리 팀을 우승으로 이끈 외국인 선수다"라며 "팀을 많이 생각해주는 선수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와 이번 우승은 가스파리니가 가장 큰 힘이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가스파리니도 한선수의 칭찬에 화답했다. 그는 "한선수는 경기 리듬을 바꾸는 선수다. 상대를 속이는 마법 같은 공을 준다"며 "2년 연속 함께하면서 최고의 세터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이 둘의 조합도 더는 보기 힘들지 모른다. 2시즌 동안 대한항공에서 활약한 가스파리니는 규정상 다시 대한항공과 재계약을 맺을 수 없다. 유일한 방법은 다시 트라이아웃에 참가해 대한항공의 지명을 받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트라이아웃 참가 여부는 확정하지 못한 상황. 가스파리니는 "아직은 모르겠다. 일단 휴가를 즐기겠다"며 "모든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