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3방' KIA 우완 문경찬이 3일 SK와 원정에서 4회 구원 등판해 역투를 펼치고 있다.(인천=KIA)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SK-KIA의 시즌 첫 맞대결이 열린 3일 인천 SK 행복드림 구장. 경기 전 김기태 KIA 감독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지난해 다들 잘했지만 올 시즌 잘해줬으면 좋겠다는 선수가 있는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일단 김 감독은 "모든 선수들이 잘해줘야 한다"고 무난한 답을 내놨다. KIA는 지난해 팀 타율 1위(3할2리), 득점 1위(906개)의 타선과 20승 듀오 양현종-헥터 노에시 등 강력한 선발진을 앞세워 통합 우승을 이뤘다.
그러면서도 김 감독은 "아무래도 젊은 투수들이 성장해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KIA는 지난해 평균자책점(ERA) 5위(4.79)로 리그 중간이었다. 좌완 팻 딘에 깜짝 등장한 임기영까지 선발진은 좋았지만 아무래도 불펜의 노쇠화를 받쳐줄 영건들이 살짝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선발 등판하는 우완 이민우(25)도 김 감독이 성장을 바라는 젊은 투수였다. 2015년 1차 지명으로 계약금 2억4000만 원을 받고 입단한 이민우는 병역 의무를 마치고 지난해 1군에 데뷔했다. 4경기 1승1패 ERA 2.84로 가능성을 인정받은 이민우는 스프링캠프에서 눈도장을 받은 데다 임기영의 부상으로 4선발로 낙점됐다.
이민우는 지난달 28일 삼성과 홈 경기에 첫 선발 등판해 6이닝 4탈삼진 8피안타(1홈런) 1볼넷 4실점했다. 비록 패전을 안았지만 6이닝 이상을 버텨줬다. 사실 6이닝 3실점 퀄리티스타트였으나 7회도 마운드에 올라 안타를 맞고 교체된 뒤 후속 투수가 실점해 자책점이 올라갔다.
하지만 SK 타선은 너무 강했다. 이민우를 비롯한 KIA 영건들에게 혹독한 교훈을 안겼다. 김 감독은 이날 경기 전까지 8경기 19홈런을 날린 SK 타선에 대해 "홈런을 많이 때리는데 최대한 안 맞아야 할 것"이라고 경계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민우-박정수-문경찬, 6홈런 허용출발은 KIA가 좋았다. 1회 2사에서 김주찬이 SK 선발 박종훈을 상대로 시즌 2호 좌월 1점 홈런으로 선취점을 냈다.
하지만 곧바로 무시무시한 SK의 반격이 이어졌다. 이민우는 1회말 1사 1, 2루에서 SK 4번 타자 제이미 로맥에게 가운데 몰린 포크볼을 던지다 역전 좌월 3점 홈런을 얻어맞았다.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포크볼을 던져 김동엽에게 좌중월 1점 홈런을 내줬다.
지난해 팀 타율(3할2리), 득점(906개) 1위 KIA 타선도 만만치 않았다. 안치홍이 2회 시즌 4호 좌월 홈런으로 2-4까지 추격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2회말 이민우는 이재원의 2루타, 정진기의 볼넷을 내준 뒤 강판했다. 공을 받은 투수는 역시 2015년 입단, 경찰청 복무를 마치고 지난해 합류한 사이드암 박정수(22). 일단 박정수는 몸이 채 풀리기 전에 최항에게 2타점 3루타를 맞았다. 1이닝만 소화한 이민우의 자책점이 6개로 늘어났다. 다만 박정수는 후속 최정과 로맥을 삼진, 김동엽을 2루 뜬공으로 잡아냈다.
다만 박정수도 다음 이닝을 버티지 못했다. 4회 1사 1, 2루에서 최정에게 커브를 던졌다가 좌월 3점 홈런을 내줬다. SK는 최정과 앞선 김동엽, 로맥까지 시즌 5호포를 합창하며 홈런 공동 1위를 형성했다. 로맥을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낸 뒤 강판했다.
다음 투수 역시 2015년 입단, 상무 제대해 지난해 합류한 우완 문경찬. 그러나 문경찬도 정의윤에게 시즌 1호 좌중월 2점 홈런을 맞은 데 이어 최승준에게 시즌 2호 중월 1점 홈런을 내줬다. 김동엽은 8회 문경찬에게 시즌 6호 솔로포를 날려 단독 1위로 나섰다. 앞서 나란히 3경기 연속 무실점했던 박정수와 문경찬이었지만 SK를 넘지 못했다.
결국 SK는 6개의 홈런을 앞세워 13-3 낙승을 거뒀다. 2015년 입단한 KIA 영건 3인방에게는 감당하기 버거웠던 SK타선이었다. 훗날 발전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지만 일단 이날은 너무도 혹독했던 성장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