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가 확산되면서 연인들 간 메신저나 소셜미디어로 소통하거나 게임기·컴퓨터 등을 공유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지만, 이에 따른 갈등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사이버 보안 업체 카스퍼스키 랩(Kaspersky Lab)과 온라인 설문조사 업체 톨루나(Toluna)가 18개월 이상 연인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18개국 18세 이상 성인남녀 1만8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55%가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의 과도한 사용으로 다툰적이 있다"고 답했다.
최근 가족이나 친구뿐 아니라 연인에게도 과거처럼 전화통화나 편지 대신 대신 온라인을 통해 소식을 주고받는 경향이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10명 중 8명은 연인과 떨어져 있을 때도 온라인으로 항상 소통했다. 특히 함께 동거하지 않는 연인들의 75%는 상대방과 늘 가까이 있다는 느낌을 준다며 이같은 온라인 데이트 방식에 동의(62%)한다고 답했다.
이같은 '디지털 사랑'은 연인들의 관계 형성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53%는 상대방과 온라인으로 소통하거나 서로가 소지한 디지털 기기를 함께 사용하면서 관계가 개선됐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같은 현상은 과용으로 이어져 갈등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응답자의 51%는 식사를 하거나 대화를 하는 도중 스마트폰 등의 기기를 사용하다 말다툼을 한적이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55%)이 디지털 장치에 너무 많은 시간을 사용하는 문제로 다퉜다고 답했다.
이같은 갈등은 데이트중이지만 동거하지 않는 커플(49%)보다, 함께 동거하고 있는 커플에게서 더 높게(58%) 나타났다.
통상 연인들 간에는 자신에게 소홀하기 보다 상대방으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싶은 것이 당연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상당수 응답자들은 디지털 기기 자체 문제로 갈등을 빚어 눈길을 끌었다.
응답자의 25%는 누가 먼저 기기를 사용하느냐를 두고 언쟁을 벌였고, 28%는 기기 분실 때문에, 45%는 배터리 충전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싸운적이 있다고 답했다.
사이버 보안 문제도 커플간의 갈등의 원인으로 꼽혔다.
응답자의 24%는 상대 연인이 기기를 사용하다 악성코드에 감염시킨 문제로 말다툼을 했고, 19%는 실수로 감염된 악성코드 때문에 온라인에서 돈을 갈취당한 문제로 싸운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처럼 디지털 기기를 공유하는 연인에게서 다툼이 발생할 여지가 훨씬 높았다.
한편, 응답자들은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를 쇼핑(57%), 비디오/오디오 스트리밍(55%), 인터넷뱅킹(52%), 인스턴트 메시징(43%), 소셜미디어(41%), 이메일 (40%)을 사용하는데 이용했으며, 연인간 공유한 기기는 주로 컴퓨터(80%), 태블릿(72%), 웨어러블(60%), 스마트폰(45%)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카스퍼스키 랩 드미트리 앨신 제품 마케팅 담당 부사장은 "오늘날 디지털 기기는 연인들이 끊임없이 연결을 유지하고 관계를 구축하도록 도와주고 있지만, 디지털 기기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연인에게 소홀하면 불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장치와 계정 관리 등 온라인 활동을 포함한 가상세계에 대한 활동이 실제 삶과 연인과의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