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강길부 의원이 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홍준표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자유한국당에서 당 대표와 현역 의원 간 공개적인 입씨름이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4선 중진 강길부 의원(울산 울주군)은 홍 대표의 막말 논란 등을 이유로 당 대표직을 사퇴하라고 요구하고, 홍 대표는 강 의원에게 당장 탈당하라고 압박하는 모양새다.
강 의원은 전날에 이어 4일에도 페이스북 글을 통해 "품격 없는 언행으로 보수를 궤멸시키고 있다는 당 안팎의 목소리에 대해 (홍 대표는) 답변해 달라"며 "사내답게 당 대표직을 사퇴하라"고 했다.
정당한 절차를 밟은 울주군수 공천에 불만을 품고 엉뚱한 명분을 내세워 당 대표를 압박하는 것이라는 홍 대표의 지적에 대해선 "울주군수 경선은 다 끝난 건데 왜 자꾸 말씀하시냐"며 "경선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입장도 밝혔다"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마치 제가 울주군수 경선에 불만이 있어서 홍 대표의 사퇴를 요구한 것처럼 비춰지게 하려는 의도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이에 홍 대표도 즉각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정면대응을 이어갔다. 그는 "공천을 미끼로 탈당 협박을 하다니 더이상 용서할 수 없는 구악정치"라며 "오늘 당장 나가라"라고 초강수를 뒀다.
홍 대표는 "(강 의원이) 토요일까지 중대결심을 하겠다고 했는데 아마도 본인이 추천한 기초의원 비례대표 공천이 확정되는 것을 보고 나가려 하는 모양"이라며 "중대결심까지 하는 마당에 그것까지 챙기고 나가겠다는 건 도리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일어탁수(一魚濁水·물고기 한 마리가 큰 물을 흐리게 한다)라고 했다"며 "스스로 나가지 않으면 출당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 특유의 강경한 발언에 강 의원도 지지 않고 다시 글을 올려 "언제까지 당원들과 국민들이 홍 대표 걱정을 해야 하는지 참으로 안타깝다"며 "대한민국 보수의 일어탁수가 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