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박종민 기자)
"끝날 때까지 정말 모든 것을 걸어야겠죠."
2018년 러시아 월드컵. 한국은 독일, 멕시코, 스웨덴과 F조에 묶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을 보나, 객관적인 전력을 보나 한국이 최약체인 것이 사실. 하지만 축구공은 둥글다. 11명이 하는 팀 스포츠이기에 이변은 나오기 마련이다.
손흥민(25, 토트넘 핫스퍼)도 그 이변을 꿈꾸고 있다. 4년 전 눈물을 러시아에서 털어버리겠다는 각오다.
손흥민은 15일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아디다스와 후원 계약을 체결한 뒤 "우승 후보로 한 팀을 꼽기는 그렇다. 좋은 팀이 많아 예상하기 어렵다"면서 "개인적으로는 한국이 우승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지만, 어디까지 꿈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국이 잘 했으면 좋겠고, 러시아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식상한 이야기지만, 전력 차를 만회할 수 있는 무기는 투지다. "한 발 더 뛰는 희생이 필요하다"면서 원팀을 강조하는 신태용 감독의 말도 같은 의미다.
손흥민의 생각도 같다.
손흥민은 "항상 말하지만, 실력이 안 좋다는 생각이 들면 그 선수들보다 두 발 더 뛰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축구는 11명이 하고, 두 발로 똑같이 뛴다. 퀄리티 차이는 있다. 그걸 멘탈적으로, 체력적으로 얼마나 잡느냐다. 팀으로 하면 충분히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11명이 하는데 12명이 하는 것처럼 뛰면, 경기장에서 서로 돕는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손흥민은 자타공인 한국 에이스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득점 랭킹 10위에 오른 만큼 나머지 3개국의 경계대상 1호.
손흥민은 "에이스라고 생각은 하지 않는다. 내가 특별하기보다 우리 팀이 특별했으면 한다. 확실한 색을 가지고 경기장에 나가면 좋겠다. 부담이 되지 않는다"면서 "나에게 (수비가) 모이면 다른 선수들의 기회가 열린다. 그걸 잘 이용했으면 한다. 부담보다는 그런 것을 즐기기에 잘 해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국민들의 응원도 부탁했다. 뚜껑도 열지 않은 상황이기에 걱정보다는 응원을 부탁한다는 말이었다.
손흥민은 "국민들이 걱정하는 만큼 선수들도 걱정하고 있다. 경기장에 나가면 국민들이 기대하는 만큼 보여주려 노력한다"면서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 물론 걱정은 당연하겠지만, 벌써 결과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이르다. 응원이 필요할 때다. 더 많은 응원을 해줬으면 한다. 나라를 위해 한 몸 바칠 생각이 다들 있기에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다를 것 같다. 정말 망신을 당할 수도 있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안 좋은 결과가 나와 나도 창피했다. 나라를 위해 나갔는데 이래도 되나 싶었다"면서 "훨씬 많은 준비를 한다면, 개인적으로 조별리그만 통과해도 충분히 자랑스럽다고 생각한다. 월드컵에 대한 꿈이 정말 간절하다. 월드컵 준비부터 끝날 때까지 정말 모든 것을 걸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