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와이스(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아이돌 콘서트'는 아이돌과 관객이 긍정의 에너지를 공유하고 함께 추억을 쌓는 하나의 축제다. 아이돌은 음악과 퍼포먼스로, 관객은 뜨거운 환호와 박수로 선물을 전한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30일 오후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트와이스의 단독 콘서트 '트와이스랜드 존 2 : 판타지 파크'는 완벽한 축제였다. 트와이스는 특유의 '9인 9색' 매력을 아낌없이 내뿜었고, 팬클럽 '원스'는 '원톱 걸그룹'의 팬다운 강력한 응집력이 돋보이는 응원으로 공연장의 열기를 뜨겁게 달궜다.
눈길을 끈 또 다른 대목은 지난해 2월 서울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첫 단독 콘서트 '트와이스랜드-디 오프닝' 당시와 비교해 한층 발전한 트와이스 멤버들의 무대 매너였다.
'대세'를 넘어 '국민 걸그룹'으로 도약한 트와이스는 이날 여유 있는 모습으로 무대 곳곳을 휘저으며 현장을 찾은 관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2015년 10월 데뷔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국내를 넘어 아시아를 접수한 트와이스는 비로소 '귀로 한 번, 눈으로 또 한 번 감동을 주겠다'는 팀명에 부합하는 아이돌로 거듭난 모습이었다.
"판타지 파크에 오신 여러분 환영합니다"
팬클럽 '원스'를 자신들만의 '판타지 파크'로 초대한 트와이스는 총 3시간 동안 이어진 공연에서 30곡에 가까운 무대를 펼쳤다. 이들은 '우아하게'부터 '치어업', 'TT', '낙낙', '시그널', '라이키', '하트 셰이커', '왓 이즈 러브'까지 히트에 성공한 모든 곡을 불러 어마무시한 '떼창'을 유도했고, 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수록곡들의 무대까지 총망라해 깜찍하고 발랄한 매력을 발산했다.
'깜찍 발랄'한 모습만 보여준 것은 아니다. 트와이스는 커버곡 무대를 통해 숨겨진 매력까지 대방출했다. 아홉 명의 멤버는 보아의 '발렌티'로 걸크러시한 모습을 드러냈으며, 위너의 '릴리 릴리'로 귀여움이 가미된 '스웨그'를 내뿜기도 했다.
특히 팬들의 이목이 집중된 순간은 유닛별 커버 무대였다. 스타트를 끊은 건 끼 많은 멤버 다현이었다. 선글라스에 정장 차림을 하고 등장한 다현은 비의 '레이니즘'을 '다현니즘'으로 바꿔 부르며 보이시한 매력을 드러냈다.
뒤이어 무대에 오른 모모, 지효, 쯔위는 비욘세의 '엔드 오브 타임'을 파워풀한 댄스와 함께 불러 섹시함을 어필했고, 백지영, 택연의 '내 귀의 캔디'를 선곡한 나연과 정연은 사이좋게 파트를 바꿔 부르며 남다른 호흡을 자랑했다.
마지막으로 미나, 사나, 채영은 왁스의 '오빠'로 시원시원한 무대를 꾸며 현장의 흥을 돋웠다. 이들은 무대가 끝난 뒤 "언니들에게 미안했다"며 여성 관객들을 향해 '언니~'를 외쳐 관객을 미소 짓게 하기도 했다.
"여러분 혹시 홍삼 먹고 오셨나요?"
멘트에서도 노련함이 엿보였다. 트와이스는 관객과 '밀당'을 하며 공연의 분위기를 능수능란하게 조율했다. 무대 소품으로 활용한 지팡이가 부서져도, 인이어가 떨어나 나가도 당황하지 않았다. 멤버들은 멘트 시간에 서로 티격태격하며 자연스러운 '케미'를 발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공연 말미에는 감동적인 장면도 연출됐다. 마지막곡 '하트 셰이커' 무대로 예정된 공연을 끝낸 트와이스는 팬들의 '앵콜' 요청에 다시 무대에 등장해 '원 인 어 밀리언'과 '왓 이즈 러브'의 어쿠스틱 버전을 불렀다.
이에 모든 관객은 '내 맘이 네 전부를 기억해'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5집 수록곡 '스턱'을 함께 부르는 감동적인 이벤트를 펼쳤고, 이를 본 트와이스는 감격한 듯 눈시울을 붉혔다. 3시간여 동안 열렬한 지지를 보내준 팬들에게 깊은 고마움을 표한 트와이스는 타이틀곡 메들리 무대로 이에 화답 훈훈한 분위기 속 공연이 마무리 됐다.
한편 트와이스는 18일부터 이날까지 3일간 열린 이번 공연을 통해 총 1만 8천여 명의 관객과 만났다. 기자들을 초대한 공연 마지막 날에는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 수장 박진영을 비롯해 슈퍼주니어 희철, 규현, 2PM 닉쿤, 우영, 박지민, 낙준 등이 공연장을 직접 찾아 트와이스를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