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 도중 손을 잡고 다정한 모습을 보이는 손흥민(왼쪽)과 정우영. (레오강=김동욱 기자)
7일(한국시간) 볼리비아전이 끝난 뒤 손흥민(토트넘 핫스퍼)과 정우영(빗셀 고베)의 불화설이 화제가 됐다. 경기 종료 후 중계 화면에 잡힌 모습 때문이다. 정우영은 실시간 검색어 1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말 그대로 단순 해프닝이다.
대한축구협회가 해명했던 그대로였다. 정우영도, 손흥민도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애써 해명을 해야 했다.
정우영은 8일 오스트리아 레오강 스타인베르그 스타디움에서 회복 훈련을 마친 뒤 "경기는 비겼고,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이라 웃고 있을 수 없었다. 경기도 뜻한 대로 풀리지 않았고, 마지막 프리킥에서 흥민이와 사인이 맞지 않았다"면서 "흥민이가 '조금만 늦게 차주지. 내가 스타트가 늦었다'고 했다. 입모양으로 많이 추측하는데 정확히 말하면 '내가 차야 네가 스타트 하는 줄 알았지'라고 말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공교롭게 흥민이 뒷모습 밖에 안 나왔다. 또 (김)영권이가 거기서 왜 팔을 올렸는지 모르겠다. 모든 타이밍이 맞았다. 논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손흥민도 똑같이 이야기했다.
손흥민은 "괜히 나 때문에 팀 분위기가 흐트러진 것 같아 선수들에게 많이 미안하다"면서 "싸웠으면 진짜 싸웠다고 할 텐데 이런 걸로 거짓말을 해서 뭐하겠나. 우영이 형은 힘들어서 표정이 그랬고, 난 웃으면서 이야기했는데 화면에 뒷모습만 보였다. 영권이형은 말리는 것처럼 보였다. 싸운 것이 아니다. 분위기는 괜찮다"라고 말했다.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도 해명에 나서야 했다. 김영권은 "뭐라고 하는지도 몰랐다. 우영이에게 가 수고했다고 하는 것이 말리는 것처럼 보였다고 하는데 완벽한 오해"라면서 "흥민이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몰랐다"고 웃었다.
여러 이야기가 나왔지만, 선수들은 담담했다.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던 일이었다.
최고참 박주호(울산)는 "이야기 할 필요가 없는 같다. 그런 일이 있었는지도 아무도 몰랐다. 만약 그랬다면 감독님이나 선배들이 그냥 넘어가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흥민이가 보여주는 사소한 행동에도 관심을 가져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걸 부정적으로, 또 과도하게 하는 것 같아 동료로서 마음이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경기 중 조금은 티격태격하는 모습도 필요하다. 뭔가 안 맞으면 소리라도 질러서 맞춰야 한다. 다 승부욕에서 나오는 행동이다. 불화설이 나올 정도로 크게 싸우는 다툼이 아니다. 오롯이 경기 내에서만 나오는 장면일 뿐이다.
정우영은 "축구에서 그런 상황은 당연하다. 나라를 대표해서 뛰고, 0.1초에도 많은 일이 일어난다. 당연히 오차가 있을 수 있다. 다만 어제는 그런 상황도 아니었다"면서 "승부욕이 없고, 의욕이 없으면 그런 상황도 안 일어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