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타트업이나 실리콘밸리와 같은 신성장 기업들을 따라 직원들의 복지를 위해 스낵, 도넛, 음료 등 간식을 무료로 제공하는 회사들이 늘고 있지만 이같은 무분별한 간식 제공이 오히려 직원들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최신 연구에 따르면, 미국 농무성 식품 구입 및 구매조사(Food Acquisition and Purchasing Survey)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국 전역의 직장인 5222명에게 간식 구입 및 섭취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직장에서 주평균 1300칼로리의 음식과 음료를 더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abc뉴스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DC의 신체 활동 및 비만 담당 부서 역학자인 오누프라크(Onufrak)는 "성인 근로자 4명 중 1명이 일주일 평균 1300칼로리의 음식과 음료를 섭취했다"며 "이는 성인 평균 일일 권장 칼로리의 절반 이상에 달한다"고 말했다.
오누프라크는 "직장인들이 회사에서 하루 평균 8시간을 보내면서도 직장내에서 섭취하는 음식, 특히 무료로 제공받는 음식에 대해서는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직장인들은 사내 자동판매기나 카페테리아(사내식당)에서 구입하기도 했지만 회사 복지 정책에 따라 무상으로 제공받는 경우가 더 많았다.
사내에서 음식을 구입했다고 답한 응답은 8%에 불과한 반면, 직장에서 제공한 무료 음식을 먹었다는 응답은 17%에 달했다. 연구팀은 이들이 섭취한 무료 음식은 대부분 피자, 청량음료, 쿠키, 브라우니, 케이트, 사탕 등 스낵류와 같은 건강에 해로운 음식이 대부분이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연구가 직장내 무료 제공 음식에 대한 최초의 데이터를 확보한 의미가 있다며, 근로자의 건강 문제에 대한 동기부여는 물론, 회사가 근로자의 병가나 질병으로 인한 건강관리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근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연구팀은 사내 카페테리아가 피자나 부리또와 같은 고지방 음식 대신 건강한 샐러드 바로 대체할 수 있고, 자동판매기는 영양가가 거의 없는 260칼로리의 치즈맛 옥수수 칩 대신 160칼로리의 건강한 지방과 섬유질을 포함한 해바라기 씨를 판매할 수 있다면서 특히 메뉴 품목에 칼로리와 영양성분을 표기하면 직원들의 인식을 바꿀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오누프라크는 "고용주가 직원들에게 무료 음식을 제공하는 경우, 다양한 사내 캠페인이나 회의에서 건강한 음식을 장려할 수 있다"며 "맛있고 건강한 음식을 제공하면 직장문화도 건강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주 열린 미국 영양학회(American Society for Nutrition meeting) 연례 컨퍼런스를 통해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