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중앙 수비수 장현수(왼쪽)와 김영권. (상트페테르부르크=박종민 기자)
15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러시아-사우디아라비아 개막전. 사우디아라비아는 러시아에 0대5로 대패했다. 외신들이 32개국 중 31위와 32위의 싸움이라고 혹평했지만, 사우디아라비아는 속절 없이 무너졌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대패는 한국에 교훈을 남겼다.
장현수(FC도쿄)는 15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파르타크 훈련장에서 열린 훈련에 앞서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를 보면서 느낀 점은 월드컵이라는 곳을 경험해보지 않았지만, 월드컵이라는 곳이 어떤 퀄리티의 곳이고, 한 번 실수를 했을 때 팀에 마이너스가 된다는 부분을 많이 느꼈다"면서 "러시아가 홈이라 집중력이 있었던 것 같다. 아무래도 기술적인 측면보다 집중력을 가지고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전반 10분 만에 첫 실점을 하면서 와르르 무너졌다. 경기력의 차이보다 멘탈의 차이였다.
김영권은 "월드컵이 정말 시작이구나 느꼈다"면서 "큰 스코어 차이가 났다. 정말 첫 번째 득점이나, 첫 번째 실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사우디도 첫 실점 후 멘탈이 무너져서 많은 실점을 한 것 같다. 우리도 많이 배웠다. 스웨덴전에서 우리도 그런 부분이 나오지 않게 잘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는 0대3으로 뒤진 후반 추가시간에만 2골을 내줬다. 한국 축구도 평가전에서 경기 막판 실점하는 경우가 잦았기에 좋은 공부가 됐다.
장현수는 "집중력 싸움"이라면서 "초반 5분과 마지막 5분, 길게는 15분씩이 중요하다. 감독님도 그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집중력이 높다고 골을 안 먹는 것은 아니지만, 집중력을 가졌을 때 실점 확률이 준다"고 설명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대패와 함께 아시아 축구에 대한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잉글랜드 축구 전설 개리 리네커는 "월드컵 예선을 통과하지 못한 아시아 국가들의 축구 실력은 끔찍한 수준일 것"이라고 독설을 날리기도 했다.
그동안 아시아 최강으로, 월드컵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던 한국이기에 아시아 대표로서 어깨가 무겁다.
김영권은 "아시아 팀이 전력적으로 약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전력이 약하다고 경기를 이길 수 없는 것은 아니다"면서 "사우디아라비아가 개막전에 큰 점수차로 지면서 개인적으로는 큰 자극을 받았다. 아시아가 계속 지면 아시아를 무시하는 팀이 생길 것이고, 그렇게 무시를 받으면 아시아 축구가 점점 하락할 것 같앗다. 한국은 아시아에서 강팀이기에 월드컵에서 보여줘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