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의 축구 영웅 모하메드 살라는 자신을 정치적으로 이용한 자국 축구협회에 반발해 국가대표 은퇴를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사진=노컷뉴스/gettyimages)
모하메드 살라(리버풀)가 이집트 국가대표 은퇴를 고민하고 있다.
미국 CNN은 25일(이하 한국시각) 측근의 증언을 통해 살라가 2018 러시아월드컵을 마친 뒤 이집트 국가대표팀 은퇴를 고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레알 마드리드와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어깨를 다쳐 월드컵 출전이 불투명했던 살라는 빠른 회복으로 러시아와 조별예선 2차전에 출전했다. 하지만 이집트는 우루과이와 1차전 0대1 패배에 이어 러시아에도 1대3으로 패하며 16강에서 탈락했다.
살라의 대표팀 은퇴 고민은 28년 만에 월드컵에 출전한 이집트의 경기력 부진 때문이 아니었다. 놀랍게도 축구가 아닌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다.
이집트는 러시아월드컵의 베이스캠프로 체첸 공화국의 수도 그로즈니를 사용하고 있다. 월드컵 개막 전 살라는 람잔 카디로프 체첸공화국 대통령과 찍은 사진이 공개되며 곤욕을 치렀다. 성소수자 탄압 논란으로 물의를 빚은 카디로프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살라에게는 부적절한 만남이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더욱이 카디로프 대통령은 24일 자신의 SNS에 살라를 체첸공화국의 명예시민이 됐다는 내용을 공개했고, 살라는 다시 한번 체제선전의 도구로 전락했다는 비난을 받아야 했다.
살라는 지난 4월에도 자신의 초상권 문제로 이집트축구협회와 갈등을 빚었고, 결국 대통령까지 나선 뒤에야 사태가 해결됐다. 당시 이집트축구협회는 살라와 후원 계약한 이동통신사의 경쟁사가 제공하는 전세기를 이용하며 외부에 살라의 사진을 사용했다. 이에 살라는 공개적으로 자국 축구협회의 업무처리에 불만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