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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살기로' 김영권 "비난이 발전의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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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기살기로' 김영권 "비난이 발전의 계기가 됐다"

    김영권. (카잔=박종민 기자)

     

    "필사즉생 필생즉사."

    대한축구협회가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공개한 선수 프로필 사진에 적힌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의 각오다. 각오 그대로였다. 김영권은 죽기 살기로 그라운드를 누볐고, 스웨덴, 멕시코, 독일의 공세를 막아냈다. 비록 1승2패,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김영권은 빛났다.

    무엇보다 아픔을 씻어내는 월드컵이었다.

    김영권은 2010년 8월 국가대표로 데뷔한 차세대 수비수로 주목을 받았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주전으로 활약했고, 2016년까지도 수비라인을 이끌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이란전 후 "관중들의 환호에 의사 소통이 어려웠다"는 발언과 함께 국가대표와 멀어졌다. 3월 유럽 원정에도 합류하지 못했다.

    신태용 감독은 다시 김영권에게 기회를 줬다. 김민재(전북)도 부상으로 빠지면서 다시 주전 수비수 자리를 꿰찼다. 기회를 얻은 김영권은 월드컵을 아쉬움을 씻어내는 무대로 만들었다.

    김영권은 28일(한국시간) 독일전에서 2대0으로 승리한 뒤 "(지난해 비난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 그런 계기가 없었다면 오늘처럼 골도 넣고, 이렇게 승리하는 상황이 안 나왔을 수도 있다. 내가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면서 "필사즉생 필생즉사라는 생각을 운동 나올 때마다 했다. 그 생각이 없었다면 힘들었을 텐데 그 생각으로 운동과 경기에 임했다"고 말했다.

    비록 개인적으로 부활을 알린 월드컵이었지만,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만약 멕시코가 스웨덴을 잡았다면 16강 진출이 가능했다.

    김영권은 "성적으로 보면 만족하지 못한다. 예선 탈락을 했기에 그 부분은 계속 반성할 것"이라면서 "월드컵에 계속 도전을 할 텐데 조별리그 통과를 위해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후반 추가시간 3분. 코너킥 상황에서 페널티 박스 안에 있던 김영권의 발에 공이 떨어졌다. 김영권은 침착하게 독일 골문을 열었다. 세리머니까지 했지만, 부심은 오프사이드 깃발을 높게 들었다. 결국 VAR을 통해 김영권의 골이 인정됐다.

    김영권은 "제발 골이기를 빌고, 또 빌었다. 우리가 한 골을 넣으면 독일이 더 급해지기에 골이 인정되면 좋은 상황으로 흘러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속으로 계속 빌었다"면서 "볼이 너무 정확하게 와서 한 번 잡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잡고 때렸는데 그 사이 마누엘 노이어가 튀어나왔다. 맞고 들어가서 다행"이라고 골 상황을 돌아봤다.

    김영권에게는 월드컵 첫 승이다. 4년 전에는 1무2패라는 성적표를 받았고, 이번 월드컵에서 스웨덴, 멕시코에 연패했다. 김영권의 몸을 던진 수비가 눈부셨다.

    하지만 김영권은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김영권은 "수비수들부터 공격수들까지 다같이 수비를 해줬다. 앞에서부터 공이 들어오면 쉽게 골을 먹을 수 있는데 앞선 선수들이 너무 열심히 뛰어줬다"면서 "모여서 미팅을 매일 했다. 수비수는 어떻게 버텨야하고, 독일이 어떻게 움직이니까 유기적으로 막을지 미팅을 했다. 그래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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