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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김다미, "일희일비 경계…목표는 길게 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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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녀' 김다미, "일희일비 경계…목표는 길게 가는 것"

    [노컷 인터뷰] "여유롭게 절제하는 액션 연기 필요했다"
    "조민수, 박희순 등 대선배들, 현장 배려 너무 감사해"

    영화 '마녀'에서 미스터리한 과거를 가진 고등학생 자윤 역을 맡은 배우 김다미. (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다정한 고등학생이 잔혹한 인간병기로 변하는 건 순식간이었다. 선과 악이 공존하는 양면성. 우리가 스크린에서 한 번도 목도하지 못했던 다소 낯선 그 얼굴이 영화 '마녀'의 처음과 끝이자 전부였다. '마녀'의 미스터리한 고등학생 자윤 역으로 혜성처럼 나타난 신인 배우 김다미의 이야기다.

    "친구들과 가족들이 와서 영화를 봤는데 일단 부모님은 너무 좋아하시고, 고생했다고 하시더라고요. 화면에 제가 나오니까 신기한가봐요. 저 무대인사하는 것도 계속 사진 찍으시고…. 아무래도 거의 제가 안 나오는 부분이 없다보니까 얼굴이 어색하기도 해요. 큰 화면으로 보니까 연기가 좀 더 사실적으로 보이더라고요. 나중에 신경을 써야 되는 부분이 있구나 싶었죠. 아무래도 전체를 보기는 어려웠어요. 연기를 어떻게 했는지 그런 부분들만 보이고 아쉬웠던 부분들만 자꾸 보여서…."

    영화 후반부, 김다미가 이끌어 가는 액션 연기는 그간 국내 영화들에서 보기 어려웠던 성질의 것이었다. 김다미는 인간을 벗어난 차원의 액션 연기를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선보이지만 이를 위해서는 기존 액션 연기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야 했다.

    "시나리오만 봤을 때는 상상하기 어려웠거든요. 역량도 써야 되니까 어떻게 구현이 될지 궁금했어요. 무술 감독님이 자윤이라는 인물의 액션이 가장 강하기 때문에 굳이 힘을 쓰지 않아도 되고, 움직임을 최소화시키라고 하시더라고요. 잘 움직이지는 않는데 뭐 하나만 해도 날아갈 것 같고 그런 느낌으로. 최대한 간결하고 절제하도록 만드셨어요. 힘을 쓰긴 쓰되 폭발시키는 게 아니라 절제시켜야 하는 부분이 어렵더라고요. 얼굴 표정 같은 것도 여유로워야 했어요."

    영화 '마녀' 스틸컷. (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주인공이라는 무게를 짊어지고 처음 경험한 영화 촬영 현장은 어땠을까. 현장에는 김다미 외에 두 명의 신인급 배우들이 더 있었다. 자윤의 절친한 친구 명희 역의 배우 고민시와 긴머리 요원 역의 배우 다은이다.

    "정말 의지가 됐던 것 같아요. 같은 20대 신인 입장에서 고민하는 것도 비슷했고, 고민하는 걸 쉽게 이야기했거든요. 현장에서 함께 연기하고 느낀 점을 서로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해주기도 했었고, 더 즐겁게 있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보면 현장은 너무 재미있었어요. 힘든 게 기억이 잘 안날 정도로요. 정말 편안하고 여유롭게 연기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던 것 같아요."

    반대로 조민수, 박희순 등 처음 만나는 선배들도 있었다. 신인인 그가 경험치 많은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는 것이 쉬운 과정은 아니었을 터. 김다미는 현장을 이끌어 간 선배 두 사람에게 한없는 감사를 전했다.

    "사실 호흡이라고 하기에도 좀 그런 것 같아요. 이런 대선배님들과 연기를 하는 것 자체가 긴장이었거든요. 그래서 (조)민수 선배님이 정말 현장을 편하게 만들어 주시고, 시간도 충분히 주셔서 선배님 덕분에 잘할 수 있었어요. (박)희순 선배님과는 많이 만나는 장면이 없지만 기다리거나 이럴 때 많이 물어보기도 하고, 현장에서 너무 즐겁게 해주시니까 감사했죠. 그런 게 다 원래 제가 현장에서 해야 하는 일인데…."

    영화 '마녀'에서 미스터리한 과거를 가진 고등학생 자윤 역을 맡은 배우 김다미. (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60억 규모 프로젝트 주인공으로 첫 주연을 시작하는 것은 누구나 쉽게 마주할 법한 상황은 아니다. 장르적으로도 특별하다. 여성 배우들을 주인공을 내세운 액션물이 거의 제작되지 않는 국내 영화계에서 김다미는 여성 원톱 액션물로 주인공 신고식을 치렀다.

    "감독님은 그냥 제게 '네가 자윤이었다'고 이야기 하셨었어요. 아마 자윤이와 제가 비슷한 부분이 있어서 캐스팅이 되지 않았나 싶고, 실제로도 비슷한 부분이 있어요. 박훈정 감독님이 남성적인 영화들을 많이 하셔서 이미지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전혀 다른 느낌이시더라고요. 초반에는 사실 이 영화가 얼마나 큰 영화인지 분간이 안돼서 딱 자윤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부담감만 있었던 것 같아요. 주인공으로 이끌어 나가는 게 있기는 했지만 그냥 자윤으로서 최선을 다해야겠다, 3개월 동안 자윤이 안에만 있어야겠다 그렇게 생각했었죠."

    가장 자윤과 가까웠던 김다미는 어떤 점이 스스로와 비슷하다고 생각했을까. 실제로 일상 속에서 김다미 역시 에너지가 없는 편이지만 연기를 할 때는 달라진다고. 그 역시 2편에서 자윤의 또 다른 모습을 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

    "자윤이의 성격적인 부분이랑 좀 닮았어요. 속내를 감추고 있거나, 명희와 함께 있을 때 무심한 듯 챙겨주는 친구 관계도 평소의 저와 비슷하고요. 저도 평소에는 진짜 무기력하게 있는데 연기할 때 에너지를 끌어 모아서 해요. 아마 다음 이야기에는 자윤이보다 강한 인물들이 나오지 않을까 싶은데 감독님만 알고 계신 이야기라 저도 자윤이의 뒷이야기가 궁금하네요. 그런데 그러기 위해서는 관객분들의 힘이 필요할 것 같아요."

    실제 김다미는 지난해 인천대 공연예술학부를 갓 졸업한 청년이다. 취미는 자전거인데 요즘에는 일정이 많아 집에만 들어가면 밤이 되기 때문에 잠만 잔단다. 자신을 향한 대중들의 반응이 아직은 현실같지 않지만, 배우로서 가장 큰 목표는 '오랫동안 연기하기'다.

    "저에 대한 반응들은 최대한 보지 않으려고 하는데 또 보게 되더라고요. 좋은 이야기든, 나쁜 이야기든 관심을 가져주는 거라서 최대한 편하게 생각하려고 해요. 그래도 웬만하면 휘둘리지 않으려고 마음을 먹었어요. 성격도 감정 기복이 별로 없는 편이라서 천천히 가자는 생각이 많아요. 장기적인 목표는 최대한 오랫동안, 길게 연기하는 거예요. 다양한 것들을 많이 경험해보면서 당연히 걱정도, 부담도 있겠지만 무난하게 넘기고 싶어요. 너무 상처 받거나 너무 기뻐하거나 이런 건 어려울 거 같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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