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의 마루앙 펠라이니의 두 번째 골이 터지는 장면. (사진=노컷뉴스/gettyimages)
종료 1분이 남은 상황. 일본의 코너킥을 벨기에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첼시)가 잡아냈다. 쿠르투아는 멈추지 않았다. 일본이 막판 공세에 나선 틈을 타 곧바로 공을 굴렸고, 벨기에의 역습이 시작됐다.
일본은 벨기에의 역습을 따라가지 못했다.
케빈 데 브라위너(맨체스터 시티)가 하프라인 넘어까지 질주를 펼쳤고, 오른쪽에서 달려오던 토마스 메우니에(파리 생제르맹)에게 공을 내줬다. 메우니에의 크로스가 이어졌고, 골문으로 쇄도한 나세르 샤들리(웨스트브로미치)가 가볍게 밀어넣었다. 종료 직전 터진 짜릿한 역전 결승골이었다.
벨기에는 3일(한국시간) 러시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2018년 러시아 월드컵 16강에서 일본을 3대2로 격파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위 벨기에는 2위 브라질과 8강에서 만난다.
계속 때려도 일본 골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전반 벨기에의 슈팅은 10개(유효 2개)였다. 일본의 슈팅은 4개(유효 1개). 특히 벨기에의 페널티 박스 안 터치는 26번으로 이번 월드컵 전반 최다였다. 말 그대로 두드리고, 또 두드렸지만, 열리지 않은 일본 골문이었다.
일본은 버티고, 또 버텼다. 그리고 후반 역습을 펼쳤다.
벨기에 수비가 와르르 무너졌다. 후반 3분 역습 상황에서 얀 베르통언(토트넘 핫스퍼)가 공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서 하라구치 겐키(뒤셀도르프)에게 선제골을 헌납했다. 일본의 월드컵 토너먼트 1호골.
이어 후반 7분에는 이누이 다카시(에이바르)에게 두 번째 골까지 내줬다. 일본은 이번 대회 6골로 일본 통산 한 대회 최다 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행운의 골이 벨기에를 살렸다.
후반 24분 혼전 상황. 일본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걷어낸 공이 경합 과정에서 높이 뛰었고, 베르통언이 골문 쪽으로 헤딩했다. 베르통언의 머리를 떠난 공은 골키퍼 가와시마 에이지(FC메스)의 키를 넘어 골문으로 빨려들어갔다.
벨기에는 기세가 올랐다. 후반 29분 동점골이 터졌다. 에당 아자르(첼시)가 일본 수비수들을 따돌리고 크로스를 올렸고, 마루앙 펠라이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장신을 앞세워 헤딩 골을 터뜨렸다.
추가시간은 4분. 일본도 공세를 펼쳤다. 하지만 무리한 공세가 벨기에의 역습으로 이어졌다. 골키퍼 쿠르투아로부터 시작된 벨기에의 역습을 쫓아가기 버거웠다. 결국 데 브라위너-메우니에-샤들리로 이어지는 결승골이 나왔다.
월드컵 토너먼트에서 2골을 먼저 내주고 경기를 뒤집은 것은 1970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독일이 잉글랜드를 상대로 거둔 역전승 이후 처음이다.